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미국의 이순신, 니미츠 제독
지난 번외편에서는 엔터프라이즈를 다루었었습니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는 태평양 전쟁 발발부터 종전까지 종횡무진하며 활약한 군함으로, 엔터프라이즈의 세세한 전투를 모두 다룰려면 제가 능력이 안될것 같아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인물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태평양은 정말, 정~말 넓습니다. 제가 자주 인용한 미드웨이 해전 이전 이후에도 격렬한 일본군과 미군과의 전투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이나 일본이나 여러 척의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각자 주요한 전장에서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1942년 일본은 건국 이래 최대의 영토와 영해를 점령합니다. 필리핀 같이 미군이 주둔하던 전략적 요충지 외에도 미드웨이 섬까지 여러 크고작은 섬에서 일본군의 상륙을 저지하려는 전투가 발발했었으며, 미드웨이 해전이 정리된 이후 미국은 본격적인 반격에 들어섭니다. 지도의 맨 아래의, 호주 위에 있는 과달카날 전역에서요.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C%8B%9C%EC%95%84-%ED%83%9C%ED%8F%89%EC%96%91_%EC%A0%84%EA%B5%AC)
미군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크고작은 전투에서 양 측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늘어났습니다. 많은 수의 미국 항공모함도 격침당했지만, 엔터프라이즈 만큼은 정말 좀비같은 생명력으로 절대 격침당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한때에는 미국의 운용가능한 항공모함이 엔터프라이즈 딱 1척인 시점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일본 해군 vs 엔터프라이즈였죠.
그만큼 엔터프라이즈호는 미국 해군의 희망이자, 수많은 공격을 받고도 격침되지 않는 강력한 상징이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 어떻게든 엔터프라이즈호를 격침시키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합니다.
엔터프라이즈호가 활약하는 동안 미국의 유능한 군장성들 또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지만, 태평양 전쟁의 총지휘권을 담당했던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자서전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뛰어난 리더쉽으로 후에 많은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20대 시절부터 구축함 함장을 맡았으며, 후에는 해군 출신으로서 원수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특히 그는 인사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눈썰미로 유명했으며, 각 함정에 적절한 함장과 지휘관들을 배치시키면서 일본을 몰아세운 중요한 인물입니다.
https://twitter.com/5starleadership/status/1098282782017667072?lang=bg)
진주만 공습으로 해군 주력을 잃은 미해군 장교들은 그야말로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비록 경계실패의 책임이 온전히 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태평양 전력의 대부분을 한방에 날려버린 책임으로 어느 한적한 곳에 발령나거나 불명예 퇴직을 기다리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니미츠 제독은 당시 미해군에 얼마나 뛰어난 인물들이 존재하는지 잘 알았고, 만약 진주만의 패전에 책임을 물어 이들을 좌천시키면 이들을 대신할만한 뛰어난 인재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여 그들의 보직을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진주만에 도착한 니미츠 제독이 환영 파티를 하는 와중에, 해군 장교들은 새로운 사령관이 곧 불명예로 퇴직하거나 한지로 발령될 자신들을 위한 송별회를 열어준다고 생각할 수준으로 절망에 빠져 있었으나, 그 자리에서 니미츠 제독은 모든 해군 장교들의 보직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분위기를 급반전 시켰습니다.
그리고 훗날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고 역사적으로 평가됩니다. 당시 미해군은 미국에서도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으로서, 이들 중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여럿 장교들이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뛰어난 장교와 지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던 니미츠 덕에 미국은 희망을 가지고 태평양 전쟁에 뛰어듭니다.
실제로 그가 신임했던 윌리엄 홀시, 스푸르언스, 잭 플래처 등의 인물들은 여럿 전장에서 뛰어난 전과를 올리며 니미츠의 인물평가가 정확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1944년 니미츠는 미국 기자들 앞에서 중요한 회견을 합니다.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48124137
https://www.nytimes.com/1944/10/10/archives/nimitz-startles-reporters-with-communique-of-victory-off-korea-adds.html
"기자 여러분, 강력한 연합군 함대가 한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부산에서 정박 중이던 일본 함대를 기습하여 적함 80여척 중 27척을 격침하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벌어진 전투에서도 전투함과 수송선 등 70여척이 연합국 함대에게 포위섬멸되었습니다. 일본 함대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타격은 한반도에 주둔 중인 일본 육군을 고립시켰습니다"
"며칠된 진행된 이 해군 작전은, 1592년 여름에 수행되었으며, 이 연합국 함대를 이끈 사령관은 이순신 제독입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패배한 적이 없다고 선전하지만, 이렇듯 일본군은 패배한 적이 있었으며 결코 무적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니미츠 제독은 임진왜란 당시 내용을 인용하여, 1944년 10월 10일 뉴욕 타임즈에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하여 신문에 기록되었습니다.(해당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것은 사실이며 사진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함 미주리호에서 항복조인식에 참여한 미국 대표와 일본 대표. 당시 미국 대표로는 맥아더와 니미츠가 있었다고 합니다
https://pacificwar.tistory.com/?page=349
하와이 진주만에 박물관함으로 보존 중인 전함 미주리. 영화 <배틀쉽> 에서는 이 박물관 함을 가동시켜서 외계인이랑 싸웁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zkpfw3485&logNo=220470754930&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니미츠 제독은 무엇보다도 인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로 유명했었습니다. 또한 겉만 번지르르하게 자기 홍보를 하던 맥아더 장군과 달리 소박하게 생활했으며, 이 둘의 사이는 대단히 안좋았다고 전해집니다.
불편한 소리를 하는 참모의 의견도 존중했었으며, 정해진 원칙에 충실하되 융통성 또한 겸비한 니미츠 제독은 아직도 미국의 유명한 위인으로 기억받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미국의 이순신 정도의 위치 아닐까 싶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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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꼴이 말이 아니군 닉값을 할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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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버려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