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지우개 [606672] · MS 2015 · 쪽지

2015-11-01 2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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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의 꽃 부정행위-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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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1월 12일이 아침이 밝았다.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도 잠시 운행을 멈출만큼 전국적인 행사중 하나인 대수능이 코앞..아니 눈앞까지 다가왔다.  


 새벽같이 일어나 부모님이 정성껏 끓여주신 된장국에 찬밥을 조금 말은채, 김치를 하나 올린뒤, 차분히 숟가락을 입으로 밀어넣었다. 국을 끓인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 뜨거운 국이 밥과 어울려 내 입속에서 오물오물 씹히고 있었다. 

"아들, 시험 잘보고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평소만큼만 봐 평소만큼만.."

 ..평소만큼만이라니...엄마는 모른다.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에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운이 따라줘야 하는일인지를...그것두 모르고 평소만큼만 보라구?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엄마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의 말을 한귀로 흘려들은채, 어제 미리 싸놓은 가방을 매고 집밖을 나왔다. 집을 나오기전에 까먹은 것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

'수험표..컴싸..수능시계도 챙겼고..화이트도 챙겼고..혹시 모를 박카스도 챙겼고..소화제도..다 챙긴거 같네'

 "엄마 다녀올게"

 "응..그래 엄마가 마중나갈게~시험끝나고 교문앞에서 기달려!"

 "아 ..그냥 버스 타고 온다니까 친구들이랑.."

 "아니..그래두~ 그날 끝나고 맛잇는거 먹으러 가.."

쾅..!

 기막힌 타이밍의 조화였는지, 아니면 내 마음이 의도치 않게 표출된것인지 모를 시끄러운 문소리가 엄마의 말을 탁! 하고 끊어버렸다.

 수능한파라던가? 매년 오는 수능날에는 평소보다 유독 추위가 심하다고 하는데, 내 생각엔 수능한파는 나약한자들의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내 눈에 비친 이 거리의 모습은 어느때 보다도 화사하고, 2015년 대수능의 승리자인 나를 미리 축복이라도 하려는 듯이 주위의 모든 시선들이날 환하게 스포트라이팅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준비된 자의 든든함이랄까...이 겉잡을수 없는 자신감의 출처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됬건 나는 이 거대한 자신감을 등에 엎고 고사장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한 5분만 눈을 감아볼까...하고 귀에 이어폰을 꼽은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 kaynewest 의 stronger 를 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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