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멘탈 보전을 위한 칼럼 - 3. 실전적인 MIND
목차
0. 인트로
1. 긍정적인 MIND
2. 무감각한 MIND
3. 실전적인 MIND
3. 실전적인 MIND
이 글은 앞의 두 글과 달리, 수능에 좀더 치우친 글입니다.
수능 당일의 멘탈 보전을 목적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어떤 과목이든 상관없이 실모를 대하는 전반적인 팁이에요.
풀 때 무슨 순서대로 어떻게 풀 것이며, 풀고 나서 어떻게 오답 정리하고...
이런 이야기 아닙니다. 이런 건 다른 분들이 과목별로 더 잘 정리해 주셔서, 굳이 저까지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저는 실모 풀 때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지 쓸 거예요.
실모 시즌이 다가왔을 때 이 얘기를 하는 게 나을 듯도 한데,
그래도 실전 훈련은 멘탈 관리의 중요한 한 축이니까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여름 지나고 본격적인 실모 시즌 다가오면
제가 (또는 다른 유저분이) 끌올할 거라 믿어요..ㅎ
6평, 9평 잘 보다가 수능만 망쳐서 오는 분들 많죠.
보통 그러면 자기 공부 실력에서 원인을 찾거나,
단순히 "긴장했다" 정도로 얼버무리고 끝납니다.
근데 수능장이 생각보다 불편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한 번 해보셨나요?
제 생각엔 정말 이것만으로 폭삭 주저앉은 분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
6평, 9평, 실모 볼 때 어땠어요?
수험표나 신분증 올려둘 필요도 없었고,
가채점도 당연히 몇 번 안 해봤고,
심지어 OMR카드도 대충 답만 표시했고,
샤프나 컴싸 굴러떨어지지 않게 필통으로 막아 놨고,
굴러떨어져도 그냥 바로 주워오고.
근데 수능장에서는요?
수험표와 신분증 때문에 책상 한켠이 좁아졌고,
평소에 안 하던 가채점 갑자기 하느라 시간 부족하고,
OMR카드 답 인식 안될까봐 괜히 한 번 더 칠하고,
시험지 넘기다 필기구 굴러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굴러떨어지면 감독관 눈치 보면서 손 들고 기다려야 하고.
평소에 신경도 안 쓰던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시간과 멘탈을 갉아먹습니다.
그러니까 평소부터 이런 것들 신경쓰면서 준비하세요.
수능장과 유사한 환경 조성하면서,
사소한 것들에 시간과 멘탈을 뺏기면서,
어떻게 해야 뺏기는 걸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최대한 불편하자'
실전적인 MIND의 핵심입니다.
강사분들이 수능장 체감 난이도를 고려해 일부러 실모 어렵게 내 주시잖아요.
같은 논리로 여러분도 수능장 체감 환경을 고려해 실모를 좀더 불편하게 보는 겁니다.
우선 실전적인 MIND의 기본 전제는 무감각한 MIND입니다.
혹시 무감각한 MIND 안 읽었다면 읽고 오세요.
https://orbi.kr/00043727770 (무감각한 MIND)
주변 자극에 충분히 무뎌졌다면, 이제 실전 연습 들어갑니다.
실모 시험지 준비되셨죠? OMR카드도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OMR카드는 거의 실모 봉투 안에 같이 들어있는데, 가끔 안 주는 실모도 있더라구요. OMR카드 몇 개 구해서 복사or스캔해놓는 걸 추천합니다.)
수능 때 가채점표 쓰실 건지도 미리 생각해 보세요.
수능 성적표 배부일까지 죽어도 못 기다리는 사람이거나,
수시 한 장이라도 넣어서 면접이나 논술 갈까 말까 결정해야 한다면,
실모 풀 때 무조건 가채점표까지 준비해서 연습하세요.
가채점표를 어디서 구해 쓰냐 하실텐데,
괜히 가채점표 양식 구해서 번거롭게 매번 인쇄하지 말고,
아무 종이 쪼가리(휴지 조각도 ㄱㅊ)에 줄 맞춰서 쓰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가채점에 시간 뺏기며 번거로움 느끼는 게 주 목적이니까요.
혹시나 가채점표 양식 구하는 데 성공하셨으면
6평, 9평이나 학평, 더프 등 전과목 실모 보는 날에 쓰는 걸 추천합니다.
이제 필기구 꺼내 봅시다.
샤프, 샤프심, 지우개, 컴싸, 수정테이프만 꺼내고
필통 같은 건 다 치웁시다. (수능장에서도 필통 치우라고 하니까요.)
시험지 종이 넘기다가 필기구 떨어지는 상황까지 겪어 보면서,
필기구를 책상에 어떻게 배치해야 쓰기에도 편하면서 안 떨굴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죠.
시험지, OMR카드, 가채점표, 필기구 다 준비되셨죠?
이제 좁은 책상 만들어 봅시다.
수험표, 신분증 등으로 인해 수능장 책상은 상당히 좁으니까요.
아까 치운 필통을 이때 활용해도 좋습니다.
필통과 텀블러 등으로 책상 일부 공간을 뺏습니다.
최대한 좁고 불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시험지 아랫부분이 당신의 몸에 깔려 접히고 구겨질 정도로요.
이제 태블릿 등 전자 기기로 시간 재며 풀텐데,
'스톱워치' 말고 '타이머'로 설정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수능장에 차고 갈 것과 비슷한 손목 시계 하나 더 준비합시다.
진짜 시작할게요. 국어 실모라고 치죠.
타이머는 80분을 맞춰 놓았고,
손목시계는 8시 40분을 가리킨 상태로 멈춰 있습니다.
손목시계를 찬 손으로는 타이머를 잡고,
반대 손으로는 손목 시계를 잡고,
동시에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타이머는 눈에 안 보이게 합시다.
태블릿은 화면 끄고, 탁상 시계는 뒤집던지..알아서 하시고.
타이머를 보면 몇 분 남았는지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보이지만,
수능장에선 그럴 수 없잖아요.
80분 간 당신은 손목 시계만 보고 가는 겁니다.
손목 시계만 보고 몇 분 지났는지, 몇 분 남았는지 계산하는 습관 들입시다.
손목 시계가 10시 00분를 가리킬 때 태블릿의 타이머도 울리겠죠.
'손목 시계 보면 됐지, 타이머는 왜 또 맞추냐?'
마지막에 한 문제라도 더 풀려고 시험지에 열중하다 보면
손목 시계에 눈길이 잘 안 갑니다.
시간 지난 줄도 모르고 한두 문제 더 풀거나,
괜히 30초 40초 더 주면서 호머식 풀이를 하게 됩니다.
타이머는 수능장에서의 타종이라고 생각하세요.
모의고사 끝났나요? 수고했어요.
채점하고, 다시 풀어보고, 오답 정리하세요.
근데 하나만 더 합시다.
내가 푼 답과 OMR카드와 가채점표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체크하세요.
그러면 본인이 어떤 상황에서 자주 실수하는지 보일 겁니다.
예를 들면, 저는 객관식 답이 5545125543인 상황에서
답을 OMR에 옮길 때 5545235543으로 잘못 옮기는..
이런 실수가 잦았습니다. 삐죽 튀어나온 12를 한 칸씩 밀어버린 거죠.
수학 실모 중 OMR의 주관식 답 290을 가채점표에 280으로 잘못 옮기는 등의 실수도 잦았습니다.
혼자 저 멀리 내려간 9를 한 칸 위로 본 거죠.
이런 거 확인하는 데 5분도 안 걸려요.
실모 풀 때마다 이런 거 체크하면서 OMR과 가채점표의 정확도를 높이면,
수능장에서 OMR 실수할까봐 괜히 더 쫄진 않을 겁니다.
이 정도로 준비해야 실모가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실전' 모의고사죠.
실모 풀 때마다 이렇게 준비하기 불편한가요?
지금 불편하게 준비해서 익숙해져야 수능장에서 멘탈 덜 나갑니다.
습관 되면 그렇게 번거롭지도 않고요.
아니면 설마...너무 주접 떠는 것 같아요?
수능 성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으면 따라하시고,
너무 사소한 것까지 신경쓴다 싶으면 거르시고.
강요하지 않아요. 독자의 선택에 맡깁니다.
책상 좁히기까지만 따라하고, 타이머는 그냥 하던 대로 할게!
이와 같은 선택적 수용도 환영합니다.
요약할게요.
OMR카드(+가채점표) 무조건 제대로 쓰세요.
필요한 필기구만 딱 놓으세요.
필통, 텀블러 등으로 책상 좁게 만드세요.
손목시계로 시간 보는 습관 들이세요.
오답 정리하기 전에, OMR카드(+가채점표) 실수도 체크하세요.
위 5가지 중 몇 개만 선택적으로 실천하는 것도 좋아요.
근데 웬만하면 다 한 번씩은 해 보세요.
특히, 6평 9평 학평 더프 등 전과목 실모 연달아 보는 날에는
5가지 모두 해보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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