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뻘글 (오글주의)
잠이 안온다. 하루종일 별별일이 다 있었고
이제 아침이면 수능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심란하다. 분명 9개월 동안 부단히 노력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건 객관적으로 봤을때에도 그러하다.
분명 정시로 이어진다면 난 만족하지 못하는 대학교에 갈 것이다...
여기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왜 이렇게까지 애써서 대학에 가려하는가..
대학을 졸업하면 반드시 인생에 성공가도가 열리는 건가.
아니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노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면 인맥?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어떻게든 이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관계형성의 방법은 셀 수 없을만큼 무궁하다.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 맞다.
연애도 하고싶고 과팅, OT, MT 등등..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위해 몇 백의 돈을, 아니 준비과정까지 다 합친다면 수억까지도 가능한 돈을 바친다?
그건 말도 안된다.
대학에 간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점을 성공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성공할 수 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하나의 답안만이 머릿속에 멤돈다.
인정.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 어쩌면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 인정을 받고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 사회적 동물로써의 본능.
성공하더라도 학력이 낮으면 무시받는다.
이 또한 인정의 범주.
분명 같은 수준의 성공한 사람이라도 학력에 따라 인식이 바뀐다.
대학은 인정을 받기위해 간다..는건 예외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정말 공부하기 위해 - 이 또한 원래 나의 욕망 - 대학에 가고싶어할 수도 있으니.
그런데 현실은 조금 차갑다.
대학은 취업을 위한 수단. 거쳐가는 필수 코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공의 선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전략의 일부일 뿐.
좋은 대학을 다니면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저 사람은 성실한 사람. 인재. 엘리트.
분명 구인활동중에 메리트가 존재할 것이다. 저 사람은 성실한 사람. 인재. 엘리트..
인정은 자기 만족으로 이어지고, 외적으로는 출세의 발판이 된다.
그런데
하고싶은 공부보다 가고싶은 학교가 우선시 되는 이 모습. 과연 바람직한가? 라고 질문하고싶다.
하고싶지 않은 공부를 하면서 주위에 인정을 받는다.는게 과연 행복할까?
정작 자신이 하고싶은 일은 전혀 다른 방향인데도.
다시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대학에 왜 가고싶은가.
인정때문이다.
&&'나는 학업적으로도 이만큼 이뤘다. 그러니 이제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할 것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것이다. 하려던 일을 할 것이고, 간섭받고싶지 않다. 나의 노력을 인정해 달라.&&'
물론 대학을 가면 그 모습 역시 다를 것이다.
과제에 끌려다니다시피 살고. 시험에 또 다시 목을 메고.
하지만 적어도 원하는 이상이 있어야
나침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의 부모님을 본다.
2년. 누나까지 합치면 3년간 수험생의 뒷바라지를 하셨다.
분명 속 상하고 맘에 안드는 부분들이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애써 웃으시며 맛있는 것을 챙겨주시던..
나는 분명 불효자이다.
내가 나의 성공만을 바라며 이기심에 불 타 오를 때
그분들은 스스로를 이기심의 장작으로 던지셨다.
한치의 고민 없이...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다.
도대체 자식이 뭔데. 도대체 대학이 뭔데. 도대체 성공이, 그놈의 돈이 뭔데.
그리곤 마음을 다 잡는다. 그렇다면 열심히 해서 보답해 드리자.
아. 이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으려나.
분명 뻘글이고 아침이 되면 손발이 오그라들겠지만
답답하다.
도대체 왜 떨어지는지도 알려주지 않는 수시제도.
문이 너무나도 좁은 정시.
좁은 공간 안에 갇혀 한 발자국의 차이로 나락과 천국으로 갈리는 성적제.
한 치 앞도 볼 수 없이
속만 태우며 시간을 보네야하는
아무 것도 없는 재수생이기 때문에
불안감과 공포 설렘과 기대로
더더욱 잠이 오지 않는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월급 들어왔네 0
굿
-
3번 선지가 답이라는데 3번은 이해가 가거든요? 근데 4번도 맞는거 아님?? 전...
-
언매만 쉽게 나오고 독서문학 불 수학은 평이 영어는 1등급 8퍼 과탐은 핵불...
-
이거 7번 문제에서 제3의 범주 데려다놓고 허수아비 공격시킨 거 조금만 잘못...
-
원래 ebs나 메가랑 실제 등급컷이랑 차이 많이나나요? 0
ebs등급컷으로 봐도 확통 3이었고 메가로 채점해도 3나왔는데 막상 성적표 받으니까...
-
백분위 96? OMR실수했나;;
-
언매 6모91점, 7덮87점, 8덮 87점, 9모100인데 9덮 82점.........
-
올해 6평 뇌우같은 연계 뜬금포문제 박아넣는걸 2~3개로 늘리기만 해도 반수생을...
-
이게 맞나?
-
문제만 손보면 충분히 변별될거같음
-
걍 던지면 됨 실제로 에이어 첫문제랑 어휘만 풀고 나머지 기둥세움 22독서는 안된다...
-
어그로 ㅈㅅㅎㄴㄷ 점메추
-
그런 거겠죠... 으허헝
-
한달전에 수능 끝나고 다시 올수있다고 말하긴했는데 제가 먼저 정확한 날짜를...
-
기분 좋음
-
2025학년도 정시 전형 -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0
나무아카데미입니다! 어느덧 수능이 두 달도 채 안 남은 가을이 왔습니다....
-
23급 컷 형성해서 수탐퍼거용 수능 OR 문학 말장난으로 조지는 24식 수능 독서...
-
수능때까지 오르비 그만두고 공부만 하다옴 ㅂㅂ
-
돈이 없낭
-
감청법 궁금한점 2
헌재 2016헌마263에서 이미 감청 위헌결정 냈는데 이런 법안이 통과되는 이유가...
-
화작에서 4개 틀려서 ㅂㅅ되버림 그냥 학교에선 4라고 하는데 맞지..? 제발 맞아야함
-
서울체중- 한학년에 55명 서울체고- 110명 희귀종이라 보이면 반가울듯
-
이미 대충 성적 아니까 성적표 받기가 싫네 결국 화작 98 2 미적 84 3 확정 ㅅㅂ..
-
언매 24수능: 국어 고자인데 문학 강하고 원점수가 고정이라 불국어한정 1띄움 기하...
-
수시 순천향의 연컴(전액장학금) 정시 설중간공 수시때가 수능을 더 잘 봤습니다 ㅅㅂ...
-
상급지 집값이 오를 것 같은데 여기서 오르는 게 진짜 가능한가? 뭐 이런...
-
진심 병신같아보임?
-
백분위랑 표점 몇나오는지 아시는분?
-
감기조심하세요 2
콧물때문에 국어 집중이 안되네 2분에 한번씩 코푸는중 콧물이 질질나옴
-
9 넘 쉬ㅜ어서 모르겠음ㅁ
-
물로켓찌익 저능아표본빨 뻥튀기 MAX "대 사 문" 이 가져가네 자존심 좀 상한다..
-
반수핑 0
공부핑 그만핑 졸려핑
-
물국불수탐기원 8
언어고자인 저에겐 제가 말한 물은 23수능 정도
-
70%는 오르비언 출신 일듯 오르비언 할인 혜택도 생기겠지
-
9모 성적표 0
재수생이고 학교에서 봤습니다 부모님이 대리수령 하는거 불가능하지 않나요?
-
아 고민되네 0
사탐 2개할까 물리 사문할까 내가 사탐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
성적표 아직 못받았는데 이점수면 백분위 어케되는지 좀 0
화작 미적 92 88 어케된건가요
-
인원분포보니 설마 134는 아닌거같긴한데
-
기출 질문 0
앞부분 줄거리 보면 윤보가 최참판가 습격을 준비한다고 돼있는데 삼수는 왜 와서...
-
240628은 완전제곱꼴까지 만들고 도함수 0인거까지 구했는데 설마이걸...
-
이감 6-4후기 0
69분 소요 독서 16 -3 문학 27 -2 문학 표현상특징문제 틀린건 처음이라...
-
슬슬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게 수능이 멀리있지 않다는 걸 알려주네요 다들 마지막까지 파이팅입니다
-
이게 그냥 과잠 입고다니는거랑 뭐가 다름? 애초에 과잠입는것도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
황밸같음
-
9모성적표 0
모교에서 봤으면 모교로 졸업생 성적표 다 팩스로 오는거임? 찾으러가면...
-
수능은 막 교수들 많이 들어가고 해서 퀄리티 좋은거 인정하는데 6월 9월은 수능에...
-
어제 오랜만에 고딩때 애들 만났는데 어떤애는 서강대 다니냐고 어떤애는 한양대 다니지...
저두 삼반수 생각했었는데 그냥 올해로 마무리 지으려구요.. ㅋㅋ 2년연속 백분위 펑크나는 과목 선택했다는점이 정말 멘붕이긴 하지만 ㅠㅠ 어차피 수시전형 확대로 인해서 가면 갈 수록 정시로는 대학가기 힘들 것 같고.. 나이도 있고 힘드네여 ㅋㅋㅋ
힘내세요.. 남일 같지 않네요..
뭔가 요즘 재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계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사람들 생각이 다 똑같나봐요
글게여 인정이젤 큰부분인것같아요 주위 기대감이랑...정작 난괜찮은데ㅜㅜ
인정받고싶은 욕구에서 벗어날수있는건 스님밖에 없을거에요.. 그래도 거기에 구속되기보다는 자기자신에대한 인정과 신뢰가 우선시되야 실패에대한 회복이 빨라지는것같습니다. 저도 남들의 인정을 제일의가치로 여겼는데 너무 불행하더라구요. 평균이상인데도 , 최고가 아닌것에 자책했으니까요.. 너무 공감이 되어 슬프네요 힘내시길
맞아요 오히려 전 최선을다해서 미련이없는데말이죠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위로를 해주는게 싫은건 제가 이기적인건가요.. 전 제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싶은데 ..여기까지언것만으로도 수고했다고.진짜 대단하다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