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경제 [281950] · MS 2009 · 쪽지

2011-02-07 16:45:02
조회수 580

진실만을님의 서강학파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

게시글 주소: https://mclass.orbi.kr/000786499

성균관대가 최고라고 울부짖는 님의 물음에 간단하게 답합니다.
(01학번이고 지금은 박사과정 준비중, 밑의 글도 제가 썼습니다. 필력이 약하고 지금은 다른전공 중이라
참고만 해주시길)

시장자유론자들은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무조건 자유주의를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영국의 경우, 아담스미스가 자본론을 쓸 당시만 하더라도
방직기술을 바탕으로 자본가들을 중심으로 이미 시장이 형성되고 있던 상태 였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개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돌아가는 (물론 가치판단은 유보합니다. e. g)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
세계에서 가장 선진경제를 운용하고 있었죠. 더욱이 막대한 식민지를 바탕으로 자원이 유입되고, 그것이 기술혁신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스카치폴이 언급한 프랑스와 미국까지 칩시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시장은 물론이고, 그 시장을 움직일
자본가들의 맹아도 제대로 형성하지 못했던 상태입니다. 독일,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도 그렇고 러시아는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농노제 사회였죠.

눈을 돌려 제 3세계로 갑시다. 여기는 어떠했습니까?
식민지으로부터 독립 이후 경제체제는 붕괴되고, 물가와 실업률은 폭등했습니다. 사람들은 못 살겠다고 난리입니다.
이런 와중에 신생국의 지도자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합니다. 미국, 혹은 소련에 가까웠던 국가들은 원조를 받아 지탱합니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그 예입니다.
다른 국가들, 이른바 비동맹 국가들 가운데 어느정도 내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국가들은 문 걸어 잠근 채 자신들이 기술을 자체적으로 길러 경제를 성장해나가고자 합니다.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남미국가들이 해당됩니다. 이른바 수입대체산업화 전략입니다. 반 자유주의적 전략이지요.  

세월이 흘렀습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경제 관리에 실패합니다. 원조받은 국가들은 자생력이 없어서 (우리나라 4.19 혁명이 일어난 것도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겁니다), 수입대체산업화를 지향했던 국가들은 내수시장의 한계와 기술혁신의 부재로 실패합니다. 다른 전략을 취해야하는 당위성이 생겼습니다.

이때, 제 3세계 국가들에서 거의 동시대에 쿠데타를 비롯한 정변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른바 민주화의 역물결이라고 불리죠.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 인도네시아 수하르또 정권, 태국의 수많은 군부 쿠데타, 터키, 이집트 등등 예는 수 없이 많습니다. 새로운 정권에서 새로운 경제전략을 수립해야 하겠죠. 가뜩이나 군부가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명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제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히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새로운 경제전략을 적극적 외자유치 (원조가 아닙니다)를 통한 시장의 파이를 키우게
되는 전략을 추진하게 되죠. 시장의 빗장을 열어서 적극적인 무역을 도모합니다. 이러한 전략의 브레인들이 한국에서는 서강학파, 인도네시아에서는 버클리 마피아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시장경제를 배웠던 분들입니다. 즉, 자유시장경제주의자라고 해서 시장도 없는데 무조건 자유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후발 산업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시장을 일단 국가에 의해 키우고, 적극적으로 무역을 통해 국부를 증진시키자는 겁니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테크노크라트의 기능도 했겠지요. 하지만 서강학파를 비롯한 학자들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모릅니다. 197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박현채 선생과 같은 좌파경제학자분들은 아민을 비롯한 종속이론에 경도되어 캄보디아와 같은 농업경제로 회귀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었습니다. 만약 그랬으면 지금과 같이 오르비에서 수헙생들이 이야기도 못했을 겁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사족입니다만, 성대는 님이 남학교 비방안해도 충분히 좋은 학교입니다. 님의 애교심을 폄하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다른학교를 비방하지는 마십시오.
그리고 예의를 지켜서 글을 쓰세요. 인의예지 성대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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