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등급이 낮은 사람이 남을 가르쳐도 되는가
저는 이전부터 등급이 낮아도 실력이 있다면 남을 가르쳐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다만, 당연히 실력이 없는 사람에게 배우면 안 되겠지요.
아마 이러한 논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등급과 실력이 가지는 높은 상관관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1등급이 3등급보다 높은 발언권을 보장하는 것은 필연적이겠지요.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저는 아래의 조건으로 과외 등을 구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제가 주변의 후배나 동생에게 개인적으로 권장하는 판단 기준이기도 합니다.
1. 국어/영어는 가급적 과외를 받지 말되, 꼭 받아야 한다면 등급을 보고 고르기 :
이는 국어/영어가 실력이 없어도 소위 ‘말빨’로 커버를 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지문 내용만 잘 숙지해 가도 입만 잘 털면 두 시간 채우는 건 일도 아닙니다. (다만 국어 문법 쪽은 이렇게 하기가 좀 힘들기는 하겠지요)
이 때문에, 저는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인강 강사나, 현강을 듣는 것을 권장합니다. 사실 정말 실력이 좋은 과외 강사가 국어/영어 쪽에 드물기도 합니다.
추가적으로, 저는 국어/영어의 경우 ‘1등급’이 남을 가르칠 만한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이 글을 잘 읽는 방식과, 그 방식을 남에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역 시절 평가원/교육청 모의고사 및 수능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국어 백분위 99 이상을 받았으나, 남에게 국어를 가르치라고 하면 자신이 없습니다. 결국 ‘잘 읽고 선지 골라라’라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어쨌든 ‘본인은 잘 푸는데 못 가르치는 것’과 ‘본인은 못 푸는데 못 가르치는 것’ 중에서는 전자가 나을 뿐더러, 위에서 말씀드렸듯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강사의 실력을 가늠하기가 어렵기에 굳이 받아야 한다면 등급을 보고 고르시라는 것입니다.
2. 수학과라고 꼭 고등 수학 잘 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수학과에 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예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수학과 학생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강사가 대학교 1학년이거나 2학년 초반이라면 그다지 배운 게 없으니 당연히 과별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학교 수학과에서 배우는 내용과 고등 수학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능 수학은 다양한 도구들의 적절한 사용, 문제 상황의 신속한 분석,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요구되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대학교 수학과는 위의 역량과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bottom level까지 엄밀히 증명하고 넘어가는 것을 배우는 곳이라, 오히려 공대 출신 선생님이 고등 수학 강의에는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 수학교육과의 경우, 수학과 갈 성적이 안 돼서 간 학생들도 있기에 케바케긴 하지만 대개 ‘본인이 남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라는 행위를 염두에 두고 들어온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대학 들어온 이후에도 고등 수학에 관심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같은 조건이면 수학과보다 수교과한테 과외 받을 것 같습니다.
3. 수학/과학 강의의 경우 등급 이외의 강사 이력이 있다면 체크해 보자
수학/과학 과목의 경우, 수능은 망했지만 논술로 대학 뚫으신 분들도 꽤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답안지를 밀려 썼다던지...).
특히 시대/강대 문제 출제진 이력이 있으면 나름대로 믿을 만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경우에도 등급은 중요한 요소이겠으나, 한 번 정도 강의를 들어 보고 결정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
참고로 저는 약 반 년 전부터 과외를 진행하지 않고 있기에 위의 내용들은 저의 개인적인 영달과는 무관합니다. 이 점 안심하고 참고하셔도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과외하는 스터디룸 임대해서 거기서 수업하는데 거기에 가져다놓으면 안되겠지? 부정탈라나
-
추가합격하고싶어
-
노는것도 술먹는것도 클럽가는것도 너무 행복한데 재수걱정에 마음은 불안하고......
-
시대재종 수리논술 강사로 가셨네 예전에 엔제 재밌게 풀었는데 갑자기 벌점받고...
-
타율 잘나옴 특히 요붕이들은 진심으로 믿고 있었어 사랑해~~
-
진짜 ㅈ됨. 나 어쩌냐 대학 못 가겠다
-
학교 문제에 이거 그대로 나왔는데 숫자 보고 무슨 문제집인지 아시는 분 댓글...
-
ㅈ댈빤햇다
-
화1하다 화2가면 인지부조화오고 기억이 뒤섞일거같은데 PT일정인 경우 V와 n이...
-
밥먹지말걸 17
개후회되네
-
아는 선배가(작수 사문 100점) 윤성훈은 너무 지엽적인 내용 많이 알려줘서 윤성훈...
-
3모때 2아니면 높은3이 목표입니다
-
사진이..굿노트 전송이 안댐.. 그래프를 슥슥 잘 그려보면 +-...
-
아니 왜지우냐 0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했나
-
아직 메디컬은 레전드긴하네
-
장영진t는 다 좋은데 강의 텐션이 많이 떨어지고 올해 컨텐츠가 좀 부족한 느낌?...
-
도형못해서 기하 못함 케이스분류못해서 확통 못함 강 제 미 적
-
반짝이는 가로등 보고 내가 우와아 왤케 예뻐 이거 봐 예쁘지 이러면 응.. 사진...
-
기하못하고 미적못하는 통통이가..
-
국어 인강 질문 0
대성이랑 이투스 있는데 올오카 독서랑 훈련도감 이렇게 듣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
내일 잇올 상담받으러 가는데 떨리네용
-
아니근데 만19세가 15
영화랑 술 담배는 1월1일부터 뚫리는데 왜 주식만안됨
-
수국김 김덩욱 고전시가 반응스위치온 일취클 체크메이트 문학 독서 이렇게 들을건데...
-
ㅇㅇ?
-
스스로 논란거리가 되시길 자처하시는 겁니까 하루에 하나씩 저격글이 올라오네
-
1시간동안 열심히 만든 문학 문제는 아무도 안보는데 0
어찌하여 뻘글들은 오늘도 26을 하는가…
-
월요일 좋아 0
다들 출근하고 나 집에 혼자거든
-
손발이덜덜
-
미적 계산량에 깔려죽게 생겼다
-
완전대칭인 최고차항 계수 1인 사차함수 극값 두개 알고, 3
극대를 갖는 x값 하나 알 때 1:루트2 비율관계 쓰는거 말고 좀 더 깔쌈하게 식...
-
은행상품에 가입해야겠다
-
현실에선 인가경도 상위권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단순 수치상으로는 정시...
-
정약용 ㅅㅂ 1
진짜 너무 오지랖퍼아님?
-
전화추합이 4
2월 극말이나 3월에 오는 경우도 있나요??
-
주식같은걸 하면 쓰나 만18 세는 계좌도 못만드네
-
작수 2등급따리가 버텨낼수 있을지 살짝 쫄리는 부분 지금 6주차까지는 버겁진않음
-
PCR 2회차긴한데 개맛잇게풀었음 그냥거의고추슥슥비비면서풂
-
수학은 실전개념 강의가 되게 많은데(뉴런 알텍 프메 스블 등) 과탐 실전개념은 왜...
-
예 예 예
-
주식해보려했는데 9
이런 ㅆ 만18세라서 안되네
-
거의 못 붙나요?? 아는사람없음?
-
누구 하는 사람 있긴 함?? 지방 일반고다니는 내 사촌동생 하긴 한다더라 ㅋㅋ
-
맞팔구합니다 10
잡담태그 잘달고 뻘글 많이씁니다
-
한건희랑 하재호가 goat
-
어떻게 친구들보다 막차가 1시간이나 빠르냐? 시발
-
너구나?
앞에 칼럼 붙이시면 사람들 더 많이 읽을 것 같아요 좋은글이네요
그다지 특별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안 붙였는데 수정해도 괜찮겠지요? 고맙습니다.
수학 계속 1등급이면 그래도 과외를 신청할만 한가요?
본인이 가르치는 입장이신 건가요? 사실 과외하는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어지간하면 도전해보셔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부적격인 사람을 거르는 건 결국 과외받는 학생의 역할이라서요. 일단 해 보시고 잘 맞으시면 쭉 하셔도 좋겠지요
공부하는거랑 가르치는건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교수방법을 잘 고려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