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질문받아요
방학이라 시간 여유 있어서 오르비 가입하고 뱃지도 받았습니다!! 눈팅만 하다가 글 쓰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3년 근무했습니다~
담임 경력은 6학년밖에 없긴 해요.
교대는 너무 까마득한데 초등교사 관련해서 질문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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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는 전담교사(담임 말고, 특정 교과만 가르치는 교사)였는데요.. 경험상 6학년 아이들은 자아가 형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말을 징그럽게 안 듣습니다. 일단 남학생들은 일베 밈(부엉이 바위, 노무현) 너무 자주 따라하고요, 저는 폭력적인 금쪽이한테 발도 밟혀봤습니다. ㅠㅠ 여학생들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5학년 반 찾아가서 후배들(?) 기강 잡으러 다닙니다... 1년 내내 지각하고, 부모님이 꾸중하니 자기 부모님을 경찰에 신고했던 학생도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예쁜 애들도 있어요. 그 아이들 보면서 수업하고 버팁니다
직업에 대해 만족하시나여
아뇨...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것 같아요. 일단 금쪽이가 너무 많고 학부모도 진상(우리 애(6학년) 약 좀 먹여주세요~, (수학 부진아한테 숙제내줬는데)선생이 그래도 돼?) 많아요... 저희 학교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학교 근무하다보면 좀 현타옵니다.. 그리고 수업준비 5%에 행정업무 95%(계획서 쓰기, 통계내기, 비용 계산해서 청구하기 등)라서 교사라기보단 공무원 느낌이 강하긴 해요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 받으시나요
여러 가지 있습니다..
1. 아이들과의 관계-내가 사랑으로 감싸줘도 얘는 떡잎부터가 달라서 내가 감당할 수 없겠구나... (그래도 이건 교사니까.. 괜찮아요)
2. 학부모와의 관계-사소한 민원이 많아요. 보통 서운한 점을 말씀하십니다.. 졸업식 전날에 자기 애 졸업사진이 이상하다고 민원 넣은 적도 있어요. 굵직한 민원은 아동학대 민원이었는데요, 자기 아이가 담임(저)에게 개새끼라고 욕하고 발 밟은 건 생각 안 하고 교육청에 저 아동학대로 민원 넣은 적도 있네요..
3. 동료, 선후배와의 관계-다들 순해 터진 집단(?)이라 그런지 선배가 까라면 까는 분위기입니다. 젊은 연차들이 행정업무 짬처리 많이 하고요, 힘든 학년(5, 6학년 또는 슈퍼금쪽이가 있다고 소문난 기피학년) 갑니다... 특히 젊은 초등 남교사.. 솔직히 온갖 짬처리 다 당합니다.ㅠㅠ
심심했는데 질문 감사해유 ㅎㅎ
다시 돌아간다면 교사 하실건가여 칼퇴 맨날 하나요 일반 공무원에 비해 낫다고 느끼시나요
걸어온 길이 교사밖에 없어서 비교하기 어렵긴 합니다. 교권이 너무 낮아졌고 선생님이라기보단 보모같단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반 아이들과 담임의 성향이 안 맞으면, 그 한 해는 아주아주 피곤합니다... 다만 몇몇 소소한 장점도 있습니다.
1. 4시 반 퇴근.. 부장이나 기피업무만 아니면 정시퇴근 가능합니다.
2. 요즘은 교사들 휴대폰 번호 안 하니까, 마음만 먹으면 사생활과 개인 시간도 챙길 수 있습니다.
3. 방학.... 성향 차이긴 한데 여행 좋아하시는 선생님들은 방학마다 길게 해외 나가십니다.
4. 졸업하자마자 9호봉부터 시작해서, 9급 공무원보단 월급 많이 받아요.. 아마 교대생때부터 한 학기당 1호봉으로 쳐주지 않나 싶습니다.
대학생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기피업무, 부장 안 맡고 전담교사(초등 담임말고 특정 교과만 가르치는 교사)만 할 수 있다면 교사할 겁니다! 그리고 요즘 교사들도 수능 많이 쳐서 교사되고 나서 다른 진로(메디컬이나 로스쿨) 찾으셔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