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 : 망각과 싸우는 방법
안녕하세요
첫 번째 공부 이야기
[1] 망각과 싸우는 방법
-부제 : 수학 노트 작성 공부법에 대하여
입니다
짧지 않은 글이지만
저의 수학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을 준 방법에 대한 설명이에요
2등급~높음3등급 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오늘 공부한 내용, 오늘 풀이한 문제는
공부를 제대로 했다는 가정 하에
잘 기억이 날 거에요
자려고 누워서도 생각이 날 테죠
뿌듯한 그 느낌 저도 알아요
새로운 거 하나를 배웠다…난 더 강해졌다…흠냐…
슬프게도 일 주일만 지나면
우리는 분명 까먹습니다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니까요
여기서 문제가 시작돼요
우리는 문제를 풀면서 수학 공부를 합니다
잘 풀릴 때가 아니라 오래 걸린 문제나 풀지 못한 문제에서
학습은 이루어져요
내가 장악하지 못한 문제를 고민하고 풀이법을 알아가는 것
그게 수학 실력을 높이는 방법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문제가 있어요
분명 오늘 열심히 공부한 문제인데
나중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사용하는 문제
심지어는 오늘 풀었던 바로 그 문제를
똑같이 또 틀린다는거죠
한 번은 그렇다 쳐도
두 번 세 번 네 번…
너무나 안 풀리는 문제를 만나 해설을 읽었는데
저번에 못 떠올린 바로 그 아이디어가 적혀 있을 때
환장할 노릇이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이 들고
나는 재능이 없는 건가, 대체 언제쯤 이걸 정복할 수 있을까?
그런 암담한 기분이 들어요
이에 대한 해결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째로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실패를 경험하는 방법이 있겠죠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풀이하고, 계속 벽에 부딪힌다면
결국에는 그 벽을 넘을 수 있겠죠
하지만 불가능합니다
우리 목표는 수학 강사가 되는 게 아니라
올해 안에 대학을 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방법이
바로 수학 노트 작성이에요
수능 수학 문제는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요
문제마다 반복되는 상황과 아이디어들이 있고
그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해주는 일종의 표지도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그 표지와 아이디어들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면
효과적인 실력 향상이 가능하겠죠
2. 수학 노트란?
먼저 방법부터 제시하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일게요
준비물은 수학 노트로 사용할 노트 한 권과
뭐가 됐든 여러분 실력에 맞는 수학 컨텐츠
그거면 충분해요
- 1. 수학 문제를 풀이한다
- 2. 안 풀리거나 오래 걸린 문제를 만난다
- 3. 해당 문제를 왜 못 풀었는지 분석하고 학습한다
- 4. 내가 그 문제를 정복하지 못한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 5. 해당 문장을 수학 노트에 정리한다
- 6. 수학 노트를 매일매일 누적 복습한다
누군가는 어, 겨우 이거야? 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엄청 빡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상세하게 설명해 보도록 할게요
1) 문제를 푼다
문제를 푸시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의점은, 시간을 재면서 풀이하는 편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설맞이 n제를 통해 공부해야지
라고 생각을 하셨다면
한 문제 풀고 답을 보는 것보다는
요 다음 다섯 문제를 묶어서 몇분 내로 풀어봐야지
라는 식으로
살짝 빡빡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푸는 것이 좋다는 말이에요
시험 상황에서 우리는 준킬러 한 문제를 풀 때마다 답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
이렇게 공부하는 편이 심리적 훈련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수학 컨텐츠는
정답률이 50퍼센트정도 나오는 문제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술 멋지게 풀리는 문제집은 기분만 좋을 뿐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훈련 이상의 무언가를 얻을 수 없고
반대로 너무 막히는 문제집은 공부를 지속하기가 어려우니까요
2, 3) 안 풀리거나 오래 걸리는 문제를 만나고 학습한다
내 실력에 버거운 문제를 만났습니다
그러면 이제 학습이 일어날 때라는 거죠
아예 접근을 해내지 못했다면
해설지 첫 줄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은 뒤 나머지 풀이를 전개해보고
중간에 막혔다면
거기서 한 발짝 나아간 부분까지의 해설을 읽고 나머지를 시도해보고
그런 식으로 문제의 답을 논리적으로 도출합니다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때
그리고 한 번 더 필연성을 따져가며 복기까지 한다면
이제 이 문제는 내가 아는 문제가 된 것이겠죠
아마 여기까지는 많은 분들이 이미 하고 계실거에요
설마 풀고 해설 보고 던져버리는 식의 공부를 하는 사람은 없겠죠?
4, 5) 해당 문제에서 나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한 문장으로 추출하고, 노트에 정리한다
여기서부터가 이 방법의 핵심입니다
혼자 힘으로 답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비효율적이고 과도한 풀이를 했다면
그건 아마 그 문제 전체가 다 어려워서가 아닐 거에요
하나의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단계들 중
하나의 핵심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거나
시작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렇다면 나에게 부족한 부분
즉 내 수학 실력이 향상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이 문제를 못 푼다가 아니라
이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A라는 요소를
몰랐거나
알고 있지만 끌어내지 못한 것에 있겠지요
문제를 공부한다는건 그 요소를 찾아내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수학적 도구를
스스로가 알아들을 수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일반화해서 표현하는 것
이것이 제가 알려드리고자 하는
노트 정리법의 핵심이에요
이해를 돕기 위해 제 수학 노트에 있는 내용의 일부를 가져와봤어요
-기울기가 1인 직선은 풀이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직각이등변삼각형의 생성을 통한 닮음 관찰/x좌표와 y좌표간의 연결고리/길이를 옮기는 도구
plus) 기울기가 4/3이나 3/4인 경우는 바로 직각삼각형을 떠올리자
-모르는 좌표를 설정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a, b)로 설정하는 방법과 (a, a에 대한 식)으로 설정하는 방법. 전자와 후자 각각 장단점이 명확하므로 상황을 관찰한 뒤에 풀이 방향을 생각하자
-복잡한 삼각형 구조는 각표시가 우선이며, 닮음관계 관찰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경계하자
-도형 문제에서 자주 놓치는 요소는 사인법칙과 닮음이다
-절댓값 조건의 핵심은 0보다 크거나 같다는 점에 있으므로, 절댓값이 포함된 조건의 해석은 이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역함수가 미분 가능하다면 원함수에 미분계수가 0인 지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단, 정의된 구간에 항상 주의한다)
간결하게 정리하라고 해서 반드시 한 문장일 필요는 없어요
내가 놓친 그 풀이적 요소를 다른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되도록 일반성 있는 언어로 풀어내면 된답니다
또한 다항함수의 비율 관계나 도형 문제 접근법처럼
자주 보며 익숙해져야 하는 내용들도 함께 정리할 수 있어요
6) 매일 누적 복습한다
사실 이 부분은 별거 아니어 보이지만
이 방법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지키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렇게 수학노트를 열심히 작성만 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 내용을 정복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정리만 하고 복습을 게을리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건 마찬가지에요
오늘 처음 노트 정리를 시작했다면
그만큼의 내용을 저녁 공부가 끝나기 전에 복습해줍니다
어떤 상황에서 사용된 내용인지 떠올려주면서요
여기에 5분이 걸렸다고 해볼게요
그리고 다음 날, 추가적으로 노트를 작성하게 될거고
역시 저녁 공부가 끝났어요
그럼 이제 누적 복습을 할 시간이에요
어제 쓴 내용을 포함해서, 노트의 첫 부분부터 오늘 쓴 부분까지
전체를 복습해줍니다
오늘 새로이 작성한 내용의 양이 어제와 같다고 가정할 때
과연 복습에 10분이 걸릴까요?
아니요
앞부분을 복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나중에는 노트의 앞부분은 정말 훑어보듯이 눈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복습할 수 있게 됩니다
노트 한 권이 다 채워질 무렵이 되면
노트 전체를 복습하는 것마저도
그리 부담되는 일이 아니게 만드는 것
그게 누적 복습의 목표랍니다
3. 마치며
제가 이번 글에서 알려드릴 방법은 이게 끝이에요
듣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정말 강한 의지가 필요해요
그러나 그 효과는 다른 어떤 공부 방법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재능과 수학적 센스가 부족한 사람도
이 방법을 통해 수능 수학이 요구하는 생각의 도구들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이를 익혀나간다면
적어도 수능 수학만큼은 잘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90점을 넘기지 못하고 80초중반에 정체되었던 제가
평가원 백분위 99도 받아보고
사설 모의고사에서 10분 20분씩 시간을 남기는 일도 생길 만큼
어디서 수학을 꽤나 잘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데는
이 방법을 통해 공부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오늘의 공부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디테일한 부분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다음 공부 이야기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든 편하게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저는 올해 원서 접수가 끝난 후에
다음 공부 이야기
[2] 실수를 줄이는 방법
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팔로우 한번씩 부탁드립니다 :)
[현월의 공부 이야기]
[0] 인사
https://orbi.kr/00070753590/%5B0%5D%20새내기%20칼럼러%20인사드립니다%20:)
[1] 망각과 싸우는 방법
https://orbi.kr/00070764952/칼럼%5B1%5D%20:%20망각과%20싸우는%20방법
[2] 실수와 싸우는 방법
0 XDK (+10,000)
-
10,000
-
날씨 진짜 개살벌하네 13
ㅠㅡㅠ
-
ㅈㄱㄴ
-
수열은 진짜 못하겠네 ㅋㅋㅋㅋㅋㅋ
-
어디감? 2
고대 사범 vs 서강 경제 로씨행X 취업기준 복전, 전과는 본인이 자신있으면 고려하고..
-
같은 성사과이긴 한데… 하……
-
생물로 런하거나 혹시 2괜찮은 과목있나요? 사탐은 아예 고려대상 x라 하구..
-
졸업이다 3
근데 사진찍을 친구가 없어서 그냥 오르비 킴...
-
12프로 ㄹㅇ임??
-
면접 기출 몇개년 해야 함?
-
딱 진학사 모의지원 사람 수 만큼 점공 들어왔는데 원서접수때 추가된 사람들은 안들어오네 스나러들인가
-
국민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국민대25][성적/재수강/출석]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국민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국민대학생, 국민대...
-
정법 개념 2
정법 인강 안 듣고 개념 익힐 수 있을까여? 아예 쌩노베입니다
-
수2 n제 추천좀뇨 15
친구질문인데 기출 준킬러려진 다돌렸다함 올수는 21은 풀만했고 15는 좀 애매했다네여
-
글융은 통계,데사 배우는 과인데 신설된지 얼마 안됐기도 하고 뭔가 문과스러운 면이...
-
영어? 1
현역때 고정 1이다가 수능때 마킹 밀려서 2 받았는데요 지금 시기엔 영어는 뭘 하면...
-
오르비 분들 보면 다 글 목록 내려가다 보면 별 표시 뜨던데 1
그러면 그 별표 뜨기 전 글들은 다 삭제하신 거예요??
-
개정 시발점까지 찍고 그 내용을 다 넣어서 26뉴런을 만들어서 26뉴런이 궁극판이다...
-
이거이거 설마 최초합임??
-
점공 4
이분은 왜 1지망만 있나요.... ....... .... 특이 케이스인가...
-
쉽지가 않다
-
진짜 ㅈ.ㄴ 춥네
-
생1 선행할까요 1
학교는 과학중점이고 시험은 모르겠지만 일단 한 학기에 물화생지 다 들어요 한다면...
-
제가 쓴 곳은 57퍼인데 이정도면 실수 다 들어온걸아요? 여러분이 쓴 곳은 이거보다 높나요?
-
갑자기 생각난건데 17
2지망 붙어서 일단 새터 갔다가 나중에 1지망 전화추합 받아서 학교 옮기는 사람 있을까
-
우주상향이라 못 붙겠지만.. 서울로 가고싶구나 ㅠㅠ
-
뭔가 공부 덜해도 잘 나올거같다는 생각+공통이 더 재밌어서 확통 던졌다가 수능때 선택 2틀..
-
경험에 입각한 내뇌피셜 5시 아니면 4시
-
다른 분들 보면 다 옛날 글 안 보이던데 혹시 방법이 있나요?
-
아버지바 고대 졸업생이시고, 이번에 고대 갈 것 같은데 고대는 다른 학교처럼 가족 장학금 없나요?
-
과외 쉬는시간 4
지금 중학생 2명 그룹과외중인데요, 이 친구들이 어릴때부터 쭉 운동부(진로가 아예...
-
이제 슬슬 8
아침을 먹어볼까
-
스나 2개에 하나 안정이라 썼는데 벌써 모집인원 등수에 걸침 ㅅㅂ
-
이미 시발점 다 들었는데 개정 대수, 미적분1로 또들어야해용? 책 보니까 처음 보는...
-
4등급 이하 분들은 12
한 과목만 파는 게 좋아용 4등급 이하면 공부를 제대로 안하다가 하시는 분들이라...
-
추버 ㅠ
-
단백질 보충제 ㅈㄴ 비싸졌잖아 ㅅㅂ
-
고대 관련된거 보일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픔 고대에 가고싶었다!!!!!!!
-
진학사 기준으로 부산대 경북대 의대 추합권. 지사의 최초합 정도인데 이정도면 진짜...
-
수학 공부를 할때 지금 내실력이 엔제풀 실력인지 기출을 할실력인지 그 판단기준을...
-
반수한 말 자체가 6-7월달에 공부시작 이런말 아녔음? 지금부터 공부하는데 왜...
-
정보•컴퓨터로 바뀌는줄 알고 신청했는데 내 학번은 통신 교과로 처리된다네... 통신...
-
레알 비기너스 1
정병호 커리 타려는데 고2까지 수학 3~4 왔다갔다했어요 레알 비기너스부터 듣는 게...
-
뷁 0
뾆?
-
현역이고 이번 수능 경외시 성적 원래 이과였으나 상경 생각도 있어서 사문생윤런 할...
-
검정 브이넥티 티에 검정 라이더 바이크자켓 검정 슬렉스 검정 첼시부츠 착용하면 대략...
-
어떤 재종들은 6평 성적 이런 거 따라서 반도 바뀌지 않나 1
시대 강대는 그런 건 없지만
-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25학번 새내기를 찾습니다‼️ 0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25학번 새내기를 찾습니다‼️ 안녕하세요, 의혈중앙 민주경제...
-
와 실화냐 17
쿠팡 들어갔는데 저거 갑자기 공짜로 떠서 0원에 삼 미쳤네 ㅋㅋㅋ
-
안녕하세요 오르비 디렉터입니다. 오르비북스에서 공개 저자 모집을 진행합니다. 고3...
-
2211 확4(67)->2306 미1(97) 질받 17
미적런 질문받습니다(백분위입니당)
당연하다고만 생각해서 소홀히했던 부분이네용 잘봤습니다
이상 한줄요약이었습니다
글은 잘 읽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