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홍 [1355514] · MS 2024 · 쪽지

2024-12-14 18:07:25
조회수 704

나의 첫사랑은_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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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ㅎㅇ 님의 성원으로 좋아요 5개 돌파해서 글 올린지 20분 만에 다시 쓰러 옴


그 나이 대의 첫사랑 답게 내 첫사랑은 구질구질하고 찌질했음


달달한 노래를 들으면서 과몰입 쎄게 해보고 (볼사 노래 많이 들었음 ㅋㅋㅋㅋㅋ)


유튜브에 예뻐지는 법도 쳐보고


매번 하는 인사인데 대체 뭐가 이렇게 뚝딱 거리게 되는 건지 내가 내 모습을 리플레이 하면 수치스러워서 벽에 머리 박고 싶었음


난 이렇게 마주칠 때마다 숨 참고 럽ㄷ... 아니 이게 아니고 암튼 숨까지 참게 되는데 A는 한 없이 태연해 보이는 것도 엄청 짜증나서

되도 않는 심술도 부려 봤지만 그럴 때마다 한 10살 넘게 나아 차이 나는 동생을 보듯 보는 A가 진짜 미웠지만 

그러면서도 얼굴만 보면 바로 얼굴이 빨개지는... 그런 루틴이었음


이건 너무 평범한 10대의 첫사랑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맞음


하지만 난 입시에 찌들어 칙칙해진 지금과 달리 이 시절의 내가 참 순수했던 거 같아서 특별하게 느껴짐

친구들과 화단을 구경하다 우연히 찾은 네잎 클로버를 들고 주저 없이 A의 반으로 달려갔던 기억

딸기 우유 제일 싫어하는데 쉬는 시간에 A가 주고 간 딸기 우유가 너무 소중해서 자랑하듯 내 책상 한 쪽에 올려두고 피식 거렸던 기억

학교 끝나고 같이 집에 가고 싶어서 무작정 교문 앞을 정승마냥 지켜섰던 기억...


솔직히 너무 티가 났을 거 같음 (무조건 반사 척수 반사 수준의 반응이었음. 내 대뇌의 존재 이유가 뭔지 모를 정도로 통제 불가였음)


그런 와중에 내가 제일 힘들었던 건 A가 곧 졸업한다는 사실이었음

이제 더는 지금처럼 자주 못 본다는 사실이 날 조급하게 했음


그럼 그 마음을 예쁜 말로 전할 수도 있었을텐데 난 심술을 부리기 바빴음

졸업 날짜가 다가올 수록 그 심술은 빈도가 심해졌음

지금 생각하면 A가 참 착했던 거 같음 이유 없는 그 심술을 다 받아준 거 보면...(그래서 내가 못 헤어나온거지만)

그렇게 너무 빨리 졸업식이 다가왔고 졸업식 전날 A가 보낸 '올거야?' 라는 문자가 무색하게 난 졸업식에 A를 보러 가지 않았음

혼자 꿍하게 집에서 훌쩍이다가 저녁 즈음에 졸업 축하한다는 문자만 보낸 채

난 마음을 접기로 마음 먹었음


그런데 대체 2년 짝사랑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좋아요 5개 넘으면 3탄 고고 (대략 4편이 마지막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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