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겼던쌍사 [1354620]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12-07 11: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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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사 칼럼 II - i : 실전 문풀의 흐름 (동아시아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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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편이 메인도 가고 했으니 II편을 안 쓸 수가 없네용


거두절미하고 이번 글에서는 예고한 대로


제가 수능 당일 어떤 사고로 풀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가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20문제 다 다뤘다가는 제가 오늘 내내 생리적 활동을 해결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까다롭거나 헷갈릴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동사 3번 문제로 시작해봅시다


사실 전 현장에서 풀 땐 별 생각 없이 슥 쓰고 넘어갔는데


집 와서 보니까 오답률 3위 (46%) 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동아시아사의 추론 기조가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완벽한 개념 암기는 여전히 필수입니다


각 나라의 수도 (여기서는 '상경 임황부') 정도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그리고 간혹 사료에서 한자가 많이 튀어나오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제가 밑줄 쳐놓은거 보면 아시겠지만 결국 결정적 힌트는 한자를 몰라도


얼마든지 나오도록 설계됐습니다


화려한 사료에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가는 태도가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입니다













시험 끝나고 말 많았던 4번 문제입니다


오답률 압도적 1위이기도 하고 (64%)


저도 답 확인하기 직전까지 찝찝했던 문제기도 합니다




사진에 나온 풀이가 교과 범위 내에서 가장 정석적이고 깔끔한 풀이겠으나...


혹시나 맨 윗줄의 "한강 이남으로 내려와" 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나) 가 고구려인지 백제인지 확정하기 굉장히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능 당일 제가 그랬거덩요




다행히 계속 검토해보다가 단서를 잡아내긴 했지만...


수능 역사 문제에서 한 글자도 대충 읽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진하게 남긴 문제였습니다















오답률 2위 (47%) 의 13번입니다


아마 이번 시험 전체에서 조금 있다 볼 18번과 함께


섬세한 개념 정립의 중요성이 가장 두드러진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ㄷ, ㄹ은 무난하게 판단할 수 있는 선지지만


ㄱ은 러일전쟁의 전개 과정을 알지 못하면, ㄴ은 21개조 요구의 배경과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정오 판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ㄱ은 러시아의 발트 함대 출격 -> 일본 해군의 동해 해전 승리 -> 포츠머스 조약이라는


일련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격전지를 일일이 암기하지 않았더라도 쉽게 거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역사가 궁극적으로는 달달 외우는 과목이긴 하지만,


암기는 개괄적 서사라는 틀을 한 번 잡아놓은 뒤에 하나씩 해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오답률 4위 (44%) 의 18번 문제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18번 역시 개념을 섬세하게 알고 있느냐 + 자료를 똑바로 읽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진 문제입니다




교과 과정상 일본 정계에서 자민당 외 다른 정권이 들어선 때는 크게 다음이 있습니다


- 1993년 야당들의 "연립정권"


- 2009년 민주당의 집권


당연히 전자로 낚인 사람들은 4번을 골랐을 것이고, 실제로 오답 중 4번 선지 선택률이 압도적입니다




두 집권을 잘 구분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번 글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지만 꼼꼼하게 읽읍시다











19번 문제입니다


오답률이 딱히 높은 문제는 아니긴 한데, 요즘 평가원에서 느껴지는 진한 향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항인 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나라 시대 당시 볼 수 있는 모습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첫 타자로 ㄱ부터 쩐 왕조를 물어보네요?


일단 쩐 왕조가 뭔지를 몰랐다면... 이건 개념 부족의 영역이므로 스스로를 때찌때찌해줍시다




만약 쩐 왕조가 몽골의 침략을 막아낸 베트남 왕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면,


이제 쩐 왕조가 청나라 시대에도 살아있었는가를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교과 과정 상으로 쩐 왕조의 멸망 시기는 정확히 다루지 않네요?











물론 쩐 왕조의 집권 시기를 암기하고 있는 미친 역스퍼거거나


시대별 지도를 눈 뚫어져라 쳐다본 꼼꼼한 청년.이라면 별 상관없겠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을 건데... 그럼 못푸는 문제일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평가원은 합리적인 선에서 추론을 시킨다" 는 것입니다


'쩐 왕조' 같은 마이너한 국가를 굳이 물어봤다는 것은 정확한 존속 기간을 외우라는 게 아니라


"쩐 왕조가 어느 사건과 관련 있는 왕조인가? (= 몽골의 침입 방어)" 를 물어볼 의도로 낸 것입니다





즉 주요 키워드가 청나라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걸러도 무방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세계사에도 점점 보이고 있는데, 자세한 건 세계사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뤄볼 7번 문제입니다


이것도 정답률 자체는 높은데, 역사 과목하면서 가질 가장 중요한 마인드 중 하나를


보여주기에 좋은 거 같아 가져와봤습니다




보통 엔닌이 답인 문제를 만들 때에는 '적산' 법화원이라고 써주는데


'등주' 법화원이라고 해서 초큼 당황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수특에서 '등주 = 산둥반도 즈음' 이라고 한 것을


기억해내서 확실한 근거로 잡긴 했지만, 몰랐어도 상관없습니다


두 번째 자료에서 친히 <입당구법순례행기> 를 풀어써서 답을 유도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평가원은 역사에서 결코 애매한 단서만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눈치를 못챌 뿐... 교과 과정 내에서 어떻게든 확정적인 근거를 제시해줍니다










다행히 오늘은 똥이 안마렵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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