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국어 총평 & 논란 &질받
원래 시험 당일날 나오자마자 풀고 점심때 올리는데 이번에는 일어나니 점심때 해버리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서 이제 보고 글써요.
총평이랑 논란되는 문제 해설/제 생각도 간략하게 써봤습니다.
#총평
-화작/매체
강사 선생님들이나 저같이 국어를 가르치는 문제풀이 특화형 사람들은 매체/화작에서 어려움을 캐치하기가 쉽지 않아서 보통 무난했다~ 하고 넘어가고 학생들도 확실한 답이 해설지에 있으니까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면서 이번에 매체랑 화작이 좀 까다롭다고 느꼈어요. 답을 못 고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속도가 나기 힘든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여기서 틀린 학생들이 꽤 많을 텐데, 그럴 만 했어요. 다만 앞으로는 안 틀리고 빨리 풀도록 연습을 쭉 하긴 해야해요.
-언어
단언코 이떄까지 제가 봐왔던 평가원 기출 중에 가장 이상한 문제들이었는데, 소위 우리가 '내신틱'하다 라고 하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 정도가 좀 심각해요. 특히 35번이랑 39번이 기존에 출제되던 거랑 많이 다르게 출제됐는데 보통 기존 평가원 문제에서는 문법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을 하게 했지 지엽적인 개념을 가지고 썰지는 않았는데 35번은 실질/형식-자립/의존 형태소의 개념을 가지고 문제를 냈어요. 또 39는 풀다가 헛웃음이 나왔는데 문장의 주성분-부속성분 구분하는 걸로 문제가 나왔습니다.
굉장히 내신틱하고 거의 쪽지시험 만드는 프로세스로 만든 것 같았지만 출제가 이렇게 됐으니 뭐...개념 공부 더 꼼꼼히 합시다 ㅠ
-비문학
비문학은 잘 나왔어요. 지문 난이도가 약간 다 쉬운 느낌이 있긴 했지만 킬러네, 사교육 카르텔이네, 그 난리를 쳤던 걸 생각하면 합리적인 난이도였던 듯 합니다. 제가 봤을 때는 문제도 이 정도면 깔끔해요.
첫번쨰 지문은 기술지문처럼 생겼는데 법 지문입니다. 데이터 이동권이 왜 생겼는지 문제 의식을 잡고 쭉 읽었으면 문제는 없었을 것 같아요. 지문의 난이도는 딱 중 정도.
두번째 지문은 기술~과학 지문인데 원리 차근차근 이해하면 되는 지문이고 민감도 나오는 부분 문제를 어려워한 학생들이 있었을 거 같은데 마찬가지로 차근차근 읽는 연습을 좀 더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중.
세번째 지문은 역사 인문 내용인데 지문의 길이가 길고 밀도가 낮은 고전적인 형식으로 쓰여졌는데 15번 문제 등이 좀 까다로울 수 있었을 듯해요. 지문 자체는 중상 정도 난이도였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15번에서 ㄷ 선지가 약간 애매하게 쓰여졌다고 느꼈는데, 답을 고르는 데 지장있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문학
음...걍 좀 그저 엄이었는데 솔직히 검토 한번도 안했나 싶을 만큼 별로인 선지들이 눈에 꽤 보였어요. 일단 전반적으로 작품들은 다대체로어디서 본 것 같은 애들이었을 거 같아요. <성산별곡>이나 <숙영낭자전>은 고전적으로 친숙한 작품들이고 나머지도 연계율이 꽤 나온 거 같긴 했습니다. 선지들만 좀 잘 다듬었으면 좋은 문제가 됐을 듯 한데, 하여간 전반적인 추세로는 문학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 어려움이 문제를 까다롭게 내는 데서 온다 정도 유념하면 됩니다.
-27번 문제
선지가 전반적으로 다 별로긴 한데 논란이 되고 있는 3번 4번만 봐볼게요.
3) (다)의 '아홉 개 대륙'과 '일만 개 나라'는 바다 안의 육지라는 유사성으로 관계를 맺으며 '천하의 지도'라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있군
이 선지는 정답이라고 볼 수 없는 게 맞아요. 왜냐하면 지문을 읽어보면 이런 맥락입니다.
"야 내가 세계지도 보면서 6대주랑 나라 대충 200개? 봤는데 다 바다에 둘러쌓여있어서 섬 같더라? 우리도 다 섬사람 아님?"
여기서 6대주랑 나라 200개가 세계지도라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했나요? 아니죠. 걍 세계지도 보면서 든 생각이지 세계지도를 생성한 건 아니죠. 이걸 맞는 선지로 바꾸려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3) (다)의 '아홉 개 대륙'과 '일만 개 나라'는 바다 안의 육지라는 유사성으로 관계를 맺으며 '천하의 지도'를 본 화자에게 새로운 의미를 찾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는군
3번이 컨택스트를 이해해야 하는 거라 어렵긴하고 선지가 별로긴 한데 논리적으로 보면 아닙니다.
4번 선지는 한층 문제가 더 심각한데,
(다)의 ‘파도’와 ‘깊은 물’은 바다의 형상이라는 유사성으로 관계를 맺으며 물에 사는 사람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환경이라는 의미를 생성하고 있군
파도랑 깊은 물을 바다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잠깐 들긴 하지만 이 선지 역시 서술이 마음에 안 드는 걸 빼면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섬사람이 날마다 파도와 깊은 물을 접하지 않는다~' 라는 맥락에서 나온 거라 섬에 사는 사람이 접하는 바다, 그 환경이라고 읽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34번 문제
개인적으로 이번 시험의 젤 별로라고 생각하는 문항은 34번입니다. 그중에서도 3,4,5번은 나름 괜찮으니 제끼고, 1,2번 선지를 봐볼게요.
① (가)의 ‘용’은 피리 소리로 조성된 탈속적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표현하는 소재이고, (나)의 ‘생매’는 고고한 취향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소재이군.
② (가)의 ‘학’은 이상적 세계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소재이고,
(나)의 ‘고기’는 풍요롭고 생동하는 세계를 표현하는 소재이군
아닌 걸 고르는 문제에서 1번이 정답인데, 용 어쩌고 하는 앞부분은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나)의 생매 부분이 틀렸다는 건데 <보기>에는(나)가 고고하다는 말이 없긴 한데 '고고한 취향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라는 워딩에서 '사실적으로'가 들어갔고, 이후에 '선관'으로 비유를 들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풍류를 논하는 점으로 봤을 때 애매하다 정도는 가능해도 틀렸다라고 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선지를 조금만 바꿔도 이런 여지가 없어지는데 왜 이랬는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2번이 위 1번 논리로 치면 답이 될 여지가 더 많은 것 같은데, 학 얘기가 나온 구절이 용 얘기가 나온 구절과 대구를 이뤄 '피리소리로 조성된 탈속적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상적 세계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도 아니고 '구현'한다 라고 하면 과해석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추가로 질문이나 다른 의견있으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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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로 안돌아가는 사례일듯 고장나서 안돌아가는 수준이 아님
94인데 진짜 어처구니없는 화작틀있어서 진짜 아쉬웠음
오 진짜 잘 봤네
앞으로 국어 공부를 어케해야할지 궁금합니다
9평처럼 나온다고 하면 사설을 좀 더 많이 푸는 방향이 맞을 듯요
사설모고를 계속 푼다는 가정하에 비문학 문학을 그냥 하루에 4지문 정도씩 왜 틀렸는지랑 분석하면서 하면 될까요? 언매도 꾸준히 하고요 국어에 시간 많이 투자할 수 있고 등급은 2입니다 더 해야할 것이 있으면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
수능이 또 다시 달라지네요….
ㅋㅋㅋ..
문학에서 엄청 고전했는데 앞으로 공부는 그대로(기출) 해야할지 궁금합니다
기출이 잘 풀리면 사설 문제 많이 푸는 게 좋을 거 같아요
27번에 4번은 제 딴에는 ‘물에 사는 사람-> 세상 모든 사람’ 이니까 모든 ‘사람이 살면서 만나게되는 환경’ 이라고 바꿔 읽었습니다. 그럼 바다는 그들이 사는 공간인데 그들이 사는 공간을 살면서 만난다..? 는 이상하다고 판단했던것같습니다. 어디를 잘못본걸까요ㅜㅜ
저 맥락에서는 섬에 사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맞고, 물 가운데 사니까 물에 산다라고 비유적으로 지칭한 표현입니다. 바다는 그들의 생활에 밀접한 공간이니 바다를 만난다는 적절함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문학 연계도 챙기고 어려운 문제도 풀겸 몇주정도 간쓸개만 하려고하는데 괜찮나요?
음 간쓸개만 하는 건 비추인데 위주로 공부하는 건 괜찮을 듯요
간쓸개 기출 섞어서 할것같아요!!
그러면 ㄱㅊ을 듯요!
감사합니다!!
34번 문제제기는 적절하지 않고 문제 오류에 대한 비판도 잘못 되었습니다.
생매가 있는 부분은 초장이며 매가 나오는 내용은 매사냥입니다.
중장은 고기잡이로
매사냥과 고기잡이는 모두 <보기>에 근거하면 실생활 속에서의 풍류입니다. 그리고 장르가 사설시조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생활이디요.
그런데 매사냥을 '고고하다'로 볼 수 있냐 이겁니다. 뒤에 신선 이야기는 자기 흥취 강조하기 위해 쓴 표현으로 여기서 선지 판단에 개입되서는 안됩니다.
매사냥이 과연 '고고한 취향'이냐를 묻는것으로 이에 대해 아니라고 판단하라는 겁니다
고고한 취향은<가>처럼 관념적 풍류를 지칭하라는 의도니깐요
합리적인 지적입니다만 매사냥은 고기잡이와는 다르게 서민의 취미가 아니라 귀족 양반층의 취미였습니다. 관념적 풍류만을 고고하다고 일컬을 수도 없을 뿐더러, 시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그렇게 볼 여지가 있어서 오답 정답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네요
귀족양반층의 취미라고 고고해지는 건 아니죠.
애초에 보기부터 고고함을 가에 연결지었는데..
저걸로 답을 판단하라는게 애매한 건 맞다고 생각되긴 해요
보기부터 가는 a 고 나는 b이다. 라고하면, 선지에서 나는 a다 라고 나오는걸 틀렸다잡을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긴합니다...
그 말씀도 일리가 있고 현장에서는 그렇게라도 풀어야 될 텐데, 제가 평소에 그 점을 정답 근거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건 지양해야된다고 생각해서 문제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아 ㅋㅋ 정시기다리는 왜 글 따로올렸나 했더니 일어나니점심때였네
설뱃에 센츄에 민트테에 국어잘하는거까지 똑같아서;;
아하하…영광이네요
꼭 누가 더 유명하다 이런건 아니고 그냥 비슷해서 헷갈렸네요
감사합니다!!
국어 34번 저도 2번 똑같이 생각해서 2번 고르고 폭사했는데 아무도 2번고르고 틀리지는 않았더라고요 ㅠㅠ 글쓴이분이 2번 선지가 애매했다고 말씀해주시니 그래도 마음이 좀 놓이네요 열심히 정진해야겠어요
걍 고고 보자마자 그었는데..
현장에선 탈속적=고고함 잡고 풀었어야 할 듯하네요
탈속적 세계로서의 자연이냐, 찐자연이냐로..
34번 그냥 ㅈ도 안고고해 보여서 체크했는데
너무 러프하게 푼걸까요..?
걍 모든 수험생이 이렇게 찍었을듯 ㅋㅋ
근데 답은 맞았으니…! 좋은 것 같습니다
난이도를 알고 싶은데
국어 어려웠음? 저 사실 9모 안 봐서 모르는데
EBS 한 사람 vs EBS 안 한 사람 이렇게 두 경우 각각에 난이도가 어땠는지 궁금함
고2 국어 7등급,.. 인강 말고 과외 할까요…
음 일단 인강해보고 내년 3월쯤까지 안 오르면 그때부터 해도 될 거에요
6평 80, 9평 64점 확통인데 들었던 실전개념 강의 빠르게 돌리고 나서 평가원 기출이랑 브릿지정도 난이도 n제 병행(실모는 주 2회정도) 어떤가요? 제 영어과외 학생인데 저도 수학 2턱걸이라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 국어탐구는 넉넉한 1이고 그냥 수학만 했으면 하는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음…성적 차이가 되게 많이 나는데 그게 현장에서 잘 못 푼 거면 말씀하신대로 하고(실모는 10월 말 가서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기출을 잘 모르면 빨더텅 풀리는 게 나을 거라) 현장에서 안 말리게 행동수칙 세우는 거 도와주면 좋을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