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교훈에 대한 문법적 분석
(라틴어 중간시험 공부를 하다가 쓰는 글)
"Veritas Lux Mea"는 오르비의 많은 이들이 한 번은 들어봤을 서울대학교의 유명한 교훈이다.
이 말이 라틴어 문구임과 그 뜻까지는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문법적 요소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마침 내가 시험 공부를 하기 싫으니 문법적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먼저 Veritas는 주격이고 문장의 주어 역할을 한다.
라틴어에는 문법적 성이 있는데 이 단어는 Female(약어: f.) 명사이다.
진리라는 뜻을 가지고, 뒤에 나오는 Lux와 대등하다.
Lux는 빛이라는 뜻으로, 역시 주격의 형태이다.
주어가 이미 있는데 주격으로 쓰는 이유는 이 문장이 영어로 치면 'A is B' 형태이기 때문이다.
즉 동일 대상을 지시하므로 주어의 격과 맞춰 주는 것이다.
Mea는 1인칭 소유 형용사이다.
이 단어는 수식받는 대상(여기선 lux)에 따라 굴절하는데, lux가 여성 명사이고 주격이므로 me-a가 된다.(주격일 때 남성이면 me-us, 중성이면 me-um)
그런데 동사는 어디 있을까?
사실 이 문장에서 동사는 없다.
영어의 be 동사 역할을 맡는 'est'가 생략된 것이다.
이런 식의 계사 생략은 다른 유럽어, 예컨대 영어의 문어체에서 자주 관찰된다.
이렇게 서울대 교훈의 문법적 분석을 수행해 보았다.
이 내용이 흥미롭다고 느껴지는 이들은 서울대에 입학하여 라틴어 교양을 들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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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겔은 라틴어도 잘하네
라틴어는 근대 지식인의 기초 소양
라틴어 교양 진짜 재밌을 것 같다
2학기에 들어볼까 싶어지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