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발음과 의미표상에 관한 질문과 답
앞 글(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5892708)에 댓글로 질문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답변을 하다 보니 오랜만에 긴 글을 써서(다른 분들보다는 훨씬 짧지만 저로서는...) 별도로 글을 올립니다. 요즘 화제인 속발음 이야기도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
질문 :
1. 속발음에 방해를 받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고쳐나가야 할까요?
2. 글을 읽을 때 의미표상을 잘 안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해야할까요?
답변 :
속발음은 글 이해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원서읽는sam님도 언급을 했지요) 그런데 속발음은 겉으로 누가 진단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정말 속발음을 하고 계신지, 연구에서 말하는 속발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분별하기
어렵습니다.
속발음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지만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한다는 지침을 주지는 않았고 연구도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님이 속발음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어 2번의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므로 2번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님이 쓴 질문 1, 2 문장을 보면 조사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속발음[에]’, ‘의미표상[을]’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원인을 찾고자 합니다. 두
가지 이론적 설명을 한 다음 이것을 님의 부정확한 조사 사용에 적용하여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원글에서 글 이해는 표면구조-텍스트구조-상황모델로 나아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도미노처럼 표면구조 파악이 부실하면
텍스트 구조나 상황모델의 구성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님은 지금 조사 사용이라는 표면구조에서 오류를
범했습니다.
2) 하지만 이건 내가 쓴 글이지 읽는 것이 아니잖아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이론 설명을 합니다. 언어는
이해와 산출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말하기, 쓰기는
산출, 듣기, 읽기는 이해입니다. 두 측면은 서로 깊은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영어에서 어떤 문장(구조)을 말할 수 없으면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산출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님의 사례로 돌아와서
속발음에 - 속발음을 하려고 할 때 방해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본인의 의도는
속발음으로 인해서 방해를 받는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의미표상을 - 의미표상이라고 말해야 옳겠지요.
만약 님께서 모든 목적적 조사를 ‘에’로 써왔다면 남들과 달리 조사를 사용할 뿐 언어 구사에는 문제가 없다(마치 ‘아이 써’ 대신 ‘아이 셔’라고 평생 말해왔다면 본인은 문제가 없습니다.
주변사람이 못 알아들을 뿐)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조사 사용(산출)이 부정확한 사람은 조사 사용(이해)
또한 부정확합니다. 그래서 문장을 읽고 ‘무엇이 어떠해서 이러저런 이유로 어떤 것을 어떻게
하려한다’는 의미를 정확하게 구성하지 못합니다. 우리말에서 조사는 통사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님의 부정확한 조사 구사에서 유추할 수 있는 조사이해 능력이 의미표상을 저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조사사용이 부정확한 것을 볼 때 다른 면에서도 부족한 면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독해력은
매우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능력이어서 어느 한 면만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느
한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른 요소들도 충분한 수준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어의 사용경험, 다의어의 다양한 의미를 문맥에 따라 선택하는 능력, 의미 통합능력, 지식통합 능력 등등 셀수 없이 많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우선 겉으로 드러난 조사사용부터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읽는 행위는 매우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읽기보다 쓰기를 통해 노력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기나 아니면 아무 쉬운 주제, 생각을 글로 쓰세요. 그런 다음 다른 사람에게서 맞춤법을 검사해 달라고 하세요. 지금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신경쓰지 않아서 틀렸든 잘못 쓴 것인지도 몰랐든지
상관없습니다. 조사를 언제 어떻게 쓰는 게 정확한 것인지 배우고 숙달하시면 의미표상을 저해하는 요인
하나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듣기 위해서 말하기를 연습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차단 풀었다 2
재미있누 ㅋㅋㅋㅋㅋ
-
일단 지금 저는 정법 생명1 하고 있는 재수생인데요.. 원래는 물리도 하다가...
-
누가 와서 서울대 편입시켜준대도 걍 연대 머물 듯 그 쯤 되면 최소 카이스트보다...
-
1. 국어(언매) 고전소설: 7분 현대소설: 8분 고전시가: 5분 현대시+수필:...
-
서울대가 가고싶어진 모 S대생..
-
경기 교육청이 한강 채식주의자 유해도서 선정했다고 항의전화 ㅈㄴ 들어온다고 하네...
-
예상반응 : ㅈㅅㅎㄴㄷ, 난가? 답변 -> 아님
-
서울대 문과 0
사탐을 안해봐서 정확한 지표는 모르는데, 미적 99% 영어2 사탐 두개 만점이면...
-
안녕하세요, 영어강사 구성연입니다.^^(예열지문^^) 0
안녕하세요, 영어 강사 구성연입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험장에 들어갈 때...
-
친구가 작년 더프 시험지 줬는데 답지는 못보나요 ㅜㅜ 정답이라도 알고싶은데
-
상상 0
내점수는 하하
-
국어는 답 없고 영탐이야 뭐 알아서 되겠고 수학이 진짜 너무 큰 문제인데
-
무조건 서울대급으론 만들어주지 그건 국가가아니라 국민들이 인식할거임 그렇게 상받아도...
-
주변 환경(아낌없는 지원) / 지능 / 마인드 10점 만점에 몇이라 생각함? 잔 3 4 3 인듯
-
요즘 세상은 얼마나 질문을 잘하냐가 중요해진듯
-
[건국대학교] 2024 건우건희와 함께하는 건대소풍 0
건우건희와 함께하는 건대소풍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 학생홍보대사 건우건희입니다✨...
-
당연히 제가 노트북으로 보겠고, 학교수업 들으실때나 학원수업 들으실때 등 인강...
-
됐네 아
-
조정식쌤 인강 듣는데 자꾸 설명하시다가 뒤돌아보시면서 메롱하시는데 왜그러는건지 아시는분 있나요..?
-
조교 ㅈㄴ부러움 점심때마다 여자애들이랑 산책조지는데 키존나작은 땅딸보가 그러고있으면...
-
지인선 빅포텐 s1 s2 끝.
-
이번 수능 끝나고 어찌 할지 결정하겠음
-
내가 남이라면.. 맨날 긁고 싶게 생김...
-
여르비 베이글녀 ㅇㅈ 13
-
가형에 수학괴물들이 많으니까 수학 정말 잘하는거 아니면 아예 이과할 엄두 조차...
-
시즌1은 시간박으면 못푸는건 거의 없던거같아요 6모 2등급이고 9모 4등급입니다
-
국어는 김승리라고 다들 말이 많아
-
쿠쿠리 실체가 뭔데!!!!!
-
작가지망생들한테는 그럴지몰라도 그정도되는사람들이 얼마나된다고….. 진짜 연>서되려면...
-
ㅅㅂ 글쓰는 아이디어가…. 감탄이 나오네 물론 질문 수정만 10몇번 했지만
-
진짜 머리 터질거같고 30번급 접근조차 안되는데 이거 제가 부족한 거겠죠…
-
설대수리학과 1
수능국어2수학1나머지과목1이면 ㄱㄴ할까요
-
ㅇㅇ..
-
공통 → 28 29 30 → 23번부터 이렇게 하시너요? 아니면 아예 확통을 먼저 하시나요
-
김승리랑 고민 즁
-
이런거
-
건대 왕십리 설입 이런곳은 대학가느낌이 안나고 하나의 상업지구 같달까..
-
듣기 할때 18,19 25~29번 20분 이후에 20 22 35 40 43~45...
-
뭐지
-
지구고수분들 3
이게 뭐임?이거때문에 걍 1페부터 멘탈 나갔는데
-
마라탕을 먹다 1
여성이되
-
수1,수2만 같이 할 예정
-
가을축제오길 잘햇다
-
젊은 재수,현역이들과 다르게 나이들수록 라운드숄더랑 목디스크 누뎀크리 뜨기 좋은...
-
6,9모 난이도의 중간쯤이려나…
-
찾아보니깐 없네
-
인생 커하뜨면 실기 나락가도 붙겠군 ㅎ.ㅎ
듣기, 말하기는 산출입니다 -> 오타신듯?
감사합니다. 바쁘게 쓰느라 앞 뒤로 많이 틀렸네요.
그새 읽었나요?
표면구조,조사라... 산출과 이해라..
잘 읽었습니다.
헉......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써주실줄이야 ㅎㅎ
헌데 원 댓글중 2번은 "의미표상을 잘 하려면" 으로 썼다가 지우는 과정에서 생긴 오타랍니다
테블릿으로 작성을 했는데, 테블릿이 타자치기가 좀 불편하거든요 -.-;;
근데 첫번째 댓글은 한참동안 살펴봤네요. 뭐가 잘못된지 안보였거든요.
그럼 속발음 때문에 혹은 속발음으로 인해 가 적절할까요?
그리고 요즘 최대한 글자를 의식하면서 꼼꼼히 읽고 있는데 확실히 조사부분이 이해도에 중요하다는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수능 국어공부 외에,, 하루에 비문학 2지문씩 입으로 소리내서 읽고도 있는데 확실히 속발음을 하더군요
말 그대로 속으로 발음을 합니다. 이걸 꼭 고쳐야 하는거 같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을까요>?
글쓰기를 제안해 드렸지요. 그리고 글을 읽으며 생각을 떠올리는 것에 집중하세요 그러면 마치 생각에 빨려들듯이 주의가 글 표면 또는 속발음으로부터 생각(상황모델을 구성하는 데에)으로 쏠릴 것입니다. 그러면 속발음을 하는지 안하는지 본인은 잊어버리게 됩니다.
의미표상은 단어로부터 시작하지만 문장과 문장의 의미를 통합하면서 하나의 큰 심성적 구조물(이게 상황모델)을 표상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상황모델을 표상하는 데에 노력을 더하면 속발음을 할 여유가 없을 겁니다.
저도 인문논술, 글쓰기를 하면서
독해력 등 글 읽는 능력이 많이 늘었어요.
공감합니다.
쪽지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