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더벅 [1146018] · MS 2022 · 쪽지

2022-06-05 11: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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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신념 없는 사람이 이긴다

게시글 주소: https://mclass.orbi.kr/00056987070

이전에 썼던 글 (읽고 오는 것을 권장)


수능은 결국 Plan B를 누가 잘 연마하는지가 중요함

https://orbi.kr/00056598316/수능은%20결국%20Plan%20B를%20누가%20잘%20연마하는지가%20중요함


상위권 기준으로 9평까지 상한은 완성되어야 함

https://orbi.kr/00056826610/상위권%20기준으로%209평까지%20상한은%20완성되어야%20함



* 이 글의 내용은 현재 성적대가 높고, 정시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글의 내용처럼 스스로 자신의 학습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을 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면, 강사님이나 학원의 지도를 따라가는 것이 보다 효율적입니다. 한마디로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학생들이 도움받을 만한 글입니다.



강사의 신념이든, 자신이 만든 신념이든


그거 하나만 믿고 따라가면서 공부하면 전반적으로 끝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뭘 하든 끊임없이 의심하고,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강박적인 수준으로 스스로 체크하면서 가야 합니다. 그런 걸 소위 메타인지라고 하잖아요?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파악하는 능력. 적어도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이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 출제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체크해 보면서, 어떤 경우로 출제되더라도 최악의 점수가 나오지 않도록 대비해야 망하지 않습니다. 

(<상위권 기준으로 9평까지 상한은 완성되어야 함> 참조, 즉 자신이 못 하는 케이스의 문제가 나와 점수가 저점을 찍더라도 그 저점이 너무 낮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능에서 자신의 고점을 찍는 것도 당연히 목표로 해야 할 일이지만 제일 중요한 건 수능에서 되도록 저점을 찍지 않도록, 만약 저점이 찍히더라도 그 저점을 최대한 평균과 가깝게 높여 자신의 평균적인 실력과 같거나 운이 좋다면 높게 수능 점수가 찍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작년 수능으로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ex) 작년 6/9평이 끝나고 수험생 커뮤니티 여론 : "6/9 둘 다 빈칸추론 안 나왔으니까, 수능에는 절대 안 나올듯 ㅋㅋㅋ" "킬캠 빈칸 왜 이렇게 많냐?" -> 15번 빈칸


수특/수완 독서 연계는 의미없다. 6평 PCR 연계는 그냥 6평이라 연계체감되게 나온 거고 수능에서는 체감 하나도 안 될 것 -> 수능 비문학 헤겔/브레튼우즈 연계


화학1에서 선지대입법? 그거 그냥 찍어서 푸는 건데 평가원이 그런 걸로 효율적으로 풀리게 낼 리가... -> 있었음


(시대인재 강사님 피셜) 지2 한 해는 쉽고 한 해는 어려운 거 이제는 거의 전통 아님? 올해는 쉬울 차례니까 파이널은 기출 위주로 복습하고 침착하게 풀면 큰 문제 없을 것 -> 유례 없는 2과목 1컷 40


물1은 연계체감도 잘 안 된다던데 수특 굳이 봐야함? 걍 사설이나 푸는 게...-> 6/9평 20번 모두 수특 직접연계, 6평 열역학은 수특 문제 복붙, 그 외에도 수많은 간접연계문제들


물1 지엽 없지 않음? 수특 개념 열심히 보는 애들은 뭐임? -> 수능 1번 '보는 각도에 따라 지폐의 글자 색이 다르게 보이는 현상은 굴절일까요 빛의 간섭일까요?'


올해 국어 현대산문 분량 진짜 많던데, 설마 저 중에서 하나는 연계하겠지? 강사님도 현대소설 많이 찍어주셨으니까 비연계 작품들은 좀 걸러야겠다 -> 거짓말처럼 수능 현대산문 비연계


고전산문은 연계되더라도 네임드 작품 위주로 나올 거 같음. 주요 작품들 위주로 보고 가자 -> 수능 고전산문 '박태보전'


당연히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공부하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기에, 공부하는 부분에 중요도를 매겨 공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중요도를 매기는 과정에 메타인지, 즉 내가 어떤 부분에 강하고 부족한지를 아는 것이 개입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 중요도를 매기는 과정에서,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어" "이런 걸 해야 해?"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물론 9모 끝난, 10월 이후 파이널시즌에는 당연히 이런 식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6모를 앞둔, 아직 공부할 기간이 5개월 가량 남은 지금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게 나올까? 이런 풀이를 내가 수능장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싶더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심지어 파이널 기간에조차, 계속 하던 유형만 반복해 "수능이 이렇게 나올 거야"라고 단정지으며 공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물론 수능이 '강사와 여러분의 예상대로' 나올 확률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뭔가 자신만의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그것에 따라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 출처가 강사이든, 수험커뮤든, 자기 자신이든 간에) 대개 결과가 안 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물론 이런 학생들의 경우 기본적인 실력이 받쳐 주기 때문에 심각할 정도로 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평소 실모와 평가원 모의고사에서의 자신의 점수에 비해서 점수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어떤 부분의 공부가 부족한지, 내가 이 부분의 공부를 덜 한 것은 나의 오만과 편견, 제멋대로의 판단 때문이 아니었는지 잘 점검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굳건한 신념'만 가지지 않도록 조심한다면, 어지간한 상위권 학생들은 스스로 잘 대비하더라고요. (메타인지가 좋은 학생들이 상위권인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이 '굳건한 신념'이라는 게, 당연히 자기가 그 과목에 자신이 있을수록 생기기 쉽습니다. 과탐 문제를 납품할 정도로 뛰어나고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오히려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몇 번 보았어요.


제가 한 말도 너무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는 마시구요. 제목은 거창하게 "신념 없는 사람이 유리하다"라고 써 놓았지만, 결국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는자율적인 신념을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 신념의 유연함이 중요한 것이고, 더 나아가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알맞게 판단할 수 있는 거름망으로서도 신념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모두 수능에서 공부하신 만큼 원하는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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