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선생 [487716] · MS 2014 · 쪽지

2014-01-18 13:20:57
조회수 3,398

그깟 국어에 뒤통수 맞지 않으려면... [제3탄]

게시글 주소: https://mclass.orbi.kr/0004231329

그깟 국어에 뒤통수 맞지 않으려면... [제3탄]
"화작문을 우습게 보지 말라!!!!"

100점을 향한 원칙주의! 국어 강사 김대기t입니다.

     등급제는 남들 보다 더 적게 틀려야 살아남는다.
    쉬운 파트를 절대로 소홀히 하지 마라!

   3수 이상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개정 수능을 보면 패닉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본질은 이전 수능과 달라진 바는 없으나 형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이전 수능에서는 듣고 풀던 5문항을 텍스트화 해서 화법이라는 파트로 분류했고, ‘작문은 이전 수능의 쓰기파트와 크게 다르지는 않고(물론 세부적으로 신유형으로 포함된 문제들이 있습니다), 문법은 예전 수능에서는 보기 보고 대략 머리 굴려서 끼워 맞춰도 풀수 있는 수준의 1문제가 출제되었는데 A형은 5문항, B형은 6문항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늘어 났고, 거기다 B16번 문항은 고전문법까지 출제되니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몇 년 전에 수학에서 미,적분이 추가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볼까요? 그 해에는 재수생이 수학 미적 부담 때문에 매우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만, 6월 평가원 이후로 예상을 깨고 매우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려울 줄 알았던 미적분이 상대적으로 문제가 쉽게 나오고 원리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프라임 쳐서 차수 낮추고 공식대로 대입하면 문제가 풀어지니 재수생들이 겁먹을 이유가 없었지요(미분에 대한 이 부분은 제가 수학을 잘 몰라서 함부로 말하는 겁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정 수능에서 신 유형이라는 것이 포함 되어서 형식상으로는 재학생 시절에 한 번도 공부해 보지 않은 부분이므로 상대적으로 꺼끄러울 수는 있겠습니다만 본질은 달라진 것이 없으니 N수생들은 절대로 겁먹을 파트는 아닙니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입니다.
   별 것도 아닌 것에 과도하게 두려움을 느끼거나 겁을 먹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사실 현장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해 보면 화법, 작문은 너무 쉽게 생각하고, 문법은 심리적으로는 어려워하지만 실제 문제를 풀면 답은 찾을 수 있으니 금세 만만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직 국어 공부는 문학 공부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국어 공부시간의 대부분은 문학에 소비합니다. 

    문학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는 화작문은 소홀히 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수능을 본 학생들은 제 말을 대략 이해하실 겁니다. 한 문제의 실수가 얼마나 큰 후회로 남는지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지요. <보기>를 보고 추론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수가 적지만, 정해진 규칙과 형식으로 출제되는 익숙한 유형에서 오히려 실수가 훨씬 많습니다. 

    어느날 학교에 갔는데 이유 없이 학교 짱이라는 놈한테 한 대 맞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프겠지요. 코피도 나고.... 그래도 정신적 데미지는 크지 않을 겁니다. 맞을 만한 놈한테 맞은 거니까요.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길 수 없으니까요. 나만 맞는게 아니니까요. 아프기는 하지만 금세 잊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만만하게 보던 친구한테 이유 없이 맞았다고 칩시다. 아픈게 문젠가요? 아니지요. 속된말로 쪽팔린게 문제 아닙니까? 그 정신적 데미지는 상상 이상입니다.

    화작문이 그렇습니다 어려운 문제에서 틀렸다면 스스로 위안 할 수 있고, 정신적 데미지도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쉬운 파트에서 실수를 저지르면 2교시, 3교시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을 만큼의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플리즈~ 만만한 놈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고, 확실히 끝내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국어 성적이 축복을 받습니다. 

    화작문의 출발은 쉬운 놈이지만 이 놈한테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인식을 정확히 갖는 것이 국어 공부의 시작입니다. 만만하게 느껴진다구요? 그렇다면 수능 보는 그날까지 만만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해 나가야 합니다.  

       화법과 작문은 절대적으로 반복되는 유형에서 출제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개정된 수능부터 나온 파트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문제가 많지 않습니다. 시중 서점에 가보면 화법, 작문이라고 묶여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만, 내용을 보면 예전 수능 문제를 그저 화법인양, 작문인양 포장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문제만 묶어 둔 책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책 앞에다 저자명을 박아 놓는 사람들은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이쯤되면 저 한테 그럼 어떤 책을 추천하겠냐고 묻고 싶으시죠? 적어도 화작문은 저어어어엉말 추천할 책이 없습니다. 오직 기출밖에는 없습니다. 20131년 동안 출제된 기출을 바탕으로 유형을 익혀두고 문제풀이의 순서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또, 잘 모르지만 건방지게 수학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2차함수를 그래프로 그리라는 아주~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순서로 문제를 푸시나요? 혹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식을 만들어서 문제에 적용시키나요? 아닐걸요? 아마 전국 1등이건 전국 꼴찌건 간에 일단 1)인수분해 2)완전제곱식 3)꼭지점 파악 4)그래프도식화 맞죠? 선생이 잘 알지도 못하는 수학을 예로 들면서 하고자 하는 말은 여러분은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인식을 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공식을 가지고 대입하는 것이지 공식을 만들어서 푸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국어는 어떤가요? 국어 45문항 전체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은 문제 풀이의 공식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면 이러이런 순서로 푼다라는 정해진 규칙과 공식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들은 문제가 어렵지 않으니 간과할 뿐인 것이지요. 문제가 쉽기 때문에 공식을 가지고 국어 문제를 푸는 학생이나, 공식없이 이해해서 푸는 학생이나 결과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모두 다 맞았겠지요. 그런데 보이지 않는 이면의 차이가 있습니다. 공식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는 학생은 실수할 여지가 극명하게 줄어듭니다. 항상 해 오던 방식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니까요. 반대로 공식 없이 이해로만 문제에 접근하는 학생들은 모의고사 같이 마음 편하게 보는 시험에서는 평상심을 가지고 충분한 이해력으로 문제를 풀 수 있겠지만 실전에 가서 심장 RPM이 백만을 넘기 시작하면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 번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인생이 걸린 시험입니다. 결과가 중요한 시험입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시험입니다. 이런 큰 시험을 준비하면서 안일하게 지금 이해되니까 수능장에 가서도 이해해서 잘 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화작문은 특별히 기출을 잘 보시고 분석해서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시고, 이 놈한테 한 대 얻어 터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짧게 몇 마디 쓸려고 했던 것이 또 길어지고 말았네요. 말 많은 건 직업병인가 봅니다. 명석한 학생들이니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무언지는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법부분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언급하면 너무 글이 장황해 질 것 같아서 다음 칼럼으로 넘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하버드로스굴 · 489726 · 14/01/18 14:14 · MS 2014

    항상 정곡을 찌르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각설이 · 463916 · 14/01/18 15:13 · MS 2013

    글 잘 읽었습니다만 '학교 짱, 학교 찌질이'라는 걸로 비유한 건 조금 그렇네요.
    학교 친구들 사이에 서열화된 게 솔직히 일상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이걸 이런 글에까지 빗대어 표현할 수 있을만큼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고 여길 수 있는건 아니죠.

    단지 쉽게 설명하시기 위해 하신 악의없는 구절인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의 목적과는 달리 은근히 교실 서열화를 비판없이 그대로 수용한 표현인 것 같아 그 의미가 살짝 왜곡될 것이 걱정되네요.

    제1탄부터 글 계속 본 학생인데 선생님 덕분에 국어 공부 방법을 설정하는 데에 정말 큰 도움 받고 있습니다. 무례하게 부수적인 내용 태클 건 것 죄송하고 다음 문법 관련 칼럼도 기대하겠습니다.

  • 김대기 선생 · 487716 · 14/01/18 16:34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김대기 선생 · 487716 · 14/01/18 16:40 · MS 2014

    악의 없이 쓴 표현이 거슬리는 표현이 된 모양이네요. 진심 반성합니다. 각설이 님의 말처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쓰다 보니 조금 과격해 진 것 같습니다.
    조언을 받아 들이고 일부 표현을 수정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식의망치 · 429603 · 14/01/18 23:15 · MS 2012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항상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필력이 ㄷㄷ;

  • 한의대반수 · 478524 · 14/01/19 07:28 · MS 2013

    정말 뼈가되고살이되는 글이네요 더군다나 국어때문에 반수하는저한테는;; 이런칼럼써주셔서정말감사드립니다

  • dyoung · 490542 · 14/01/21 23:56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