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맨이야 [1003664] · MS 2020 · 쪽지

2021-10-22 23:04:40
조회수 831

D-27, '의'의 내용과 국어 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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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을 읽든간에


우리는 '의'를 정말로 많이 만납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


한번 '의'의 내용에 대해서


짧게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국어읽기_‘의’에 대해서


100여 년 전에는 우리말에 관형격 조사 '의'가 없었다. 그러다 구한말 개화기에 지식인들이 일본말 の를 '의'로 받아들이면서 '의'가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리 국어사전에서 쓰임을 열 개쯤 소개하고 있으나, 일본말 の는 쓰임이 40개가 넘는다. 그래서 우리말에서는 무조건 '의'를 빼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으나, 일본 말에서는 の를 없애기가 힘들다.


오히려 우리말에 '의'를 넣어 문장을 압축하면 의미를 분명히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격조사와는 달리, '의'가 여러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의'는 주로 명사를 연결하기 때문에, '의'가 많은 글은 '관공서 문서'처럼 아주 딱딱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되도록 '의'를 빼고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주격 조사 '이/가'를 붙일 수도 있고,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붙이고 뒤에 '~하다'를 붙여서 풀 수도 있다.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40, 41 쪽, 한겨레 출판, 한효석>



① 소유-피소유의 관계로 

[예시]

시민의 권리

② 주어-술어의 관계로

[예시]

나의 합격

③ 목적어-술어의 관계로

[예시]

평화의 파괴

④ 대등관계로('-라는'의 뜻으로)

[예시]

납세의 의무






분석 예제]  ‘-의’의 의미를 언어적으로 분석하시오.




- 단순한 디자인의 옷일수록 출연 범위가 넓어 개성을 한껏 살릴 수 있다.

- 국기의 게양 및 관리 요령을 학생들에게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선수들의 참가 경기나 개 폐회식 등 중요 행사는 별도의 추가 방송을 허용한다.

- 국가 예산의 1/3 가량을 군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써 왔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읽을거리에 적혀있습니다. 여러 번 정독해주세요.




읽을거리_관형격 조사 ‘의’의 오용


관형격 조사 ‘의’는 체언 뒤에 붙어 앞 체언이 관형사 구실을 하게 하며, 뒤 체언이 나타내는 대상이 앞 체언에 소유되거나 소속됨을 주로 나타내게 한다. 또한 앞 체언이 뒤 체언에 나타내는 행동이나 작용의 주체임을 나타내게 하고, 앞 체언이 뒤 체언의 과정이나 목표 따위의 대상임을 나타내게 하기도 한다. 이 관형격 조사 ‘의’는 옛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개화기에 이르러 여러 가지 문장 성분으로 두루 쓰이면서 매우 혼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관형격 조사 ‘의’는 이제 붙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런 ‘의’의 잘못된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 주어에 쓴 것

가. 단순한 디자인의 옷일수록 출연 범위가 넓어 개성을 한껏 살릴 수 있다.

나. 한국선수들의 참가 경기나 개 폐회식 등 중요 행사는 별도의 추가 방송을 허용한다.

다. 현정권의 개혁에 대한 가장 본질적인 태도는 국민에게 믿음을 심어 주는 일이다.

밑줄 친 부분은 모두 ‘의’의 쓰임이 부자연스럽다. ‘단순한 디자인의 옷’은 ‘디자인이 단순한 옷’이나 ‘단순하게 디자인한 옷’으로 바꾸는 것이 자연스럽고, ‘한국선수들의 참가 경기’는 ‘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로 고치는 것이 우리말답다. 또한 ‘현정권의 개혁에 대한’은 ‘현 정권이 개혁을 대하는’으로 고쳐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위의 문장은 관형격 조사 ‘의’의 쓰임도 잘못이지만, 지나친 문장 성분의 생략과 다른 조사의 오용도 함께 지적할 수 있다. 또한 띄어쓰기 원칙도 지키지 않고 있다.


■ 목적어에 쓴 것

가. 국기의 게양 및 관리 요령을 학생들에게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 군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의 척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 국가 예산의 1/3 가량을 군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써 왔다.

우리말의 목적어에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생략해도 자연스러운 경우가 있다. 그러나 위의 사례는 모두 목적격 조사를 써야 할 곳에 관형격 조사를 써서 문장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 ‘국기의 게양 및 관리 요령을’은 ‘국기를 게양하고 관리하는 요령을’로 해야 하고, ‘부조리의 척결을 위해’는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해’나 ‘부조리 척결을 위해’ 등으로 고쳐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또한 ‘군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는 ‘군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나 ‘군 유지와 발전을 위해’ 등으로 고쳐야 문장이 자연스럽다.

이외에도 부사어에 쓴 것(예:스스로의 약속과 발언 → 스스로 한 약속과 발언), 접속어에 쓴 것(예:한국의 일본과의 경제관계는 → 한국과 일본의 경제 관계는), 다른 조사에 붙여 쓴 것(예:①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 → 저마다 타고난 소질, ② 일본으로부터의 경제원조 → 일본의 경제 원조, ③ 새로운 도약에의 길 → 새로운 도약의 길, 새로 도약하는 길) 등 그 사례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요컨대 관형격 조사 ‘의’는 문장 안에서, 앞에 오는 체언이 뒤에 오는 체언의 관형어임을 보이는 경우에 주로 쓰이므로 좀 더 신중을 기해 그 용법에 맞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최용기(崔溶奇) / 국립국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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