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Holmes [97736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9-20 08: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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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의 수학 칼럼:겸손하자.

게시글 주소: https://mclass.orbi.kr/00039647704

인강을 완강하셨든, 기출 독학으로 테마 정리가 끝났든, 제가 명명하는 "개념"은 무한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문제 풀이가 가능한 상태의 기초 체력을 지시합니다. 이전에 질문이 있었어서 답변을 먼저 드렸고요, 스스로 문제 풀이 테마의 방식을 설계하고 노트 정리할 수 있다면, 개념은 90% 완료하셨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펜으로 풀어라!" 방식에 대한 몇몇 분들을 위해 의문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수험생 주제에 자만심 아니냐는.


https://orbi.kr/00039569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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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가 있나요? 이건 고작 실모고, 연습입니다, 연습. 누가 수능날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풀어라 그랬습니까? 


제 글의 요지는 오히려 한없이 겸손해져라는 거죠.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문제의 질문을 읽지도 않고 덤벼드는 "귀류의 스킬",  자만에 빠져 "암흑의 스킬" 이러다가 97 받고 나락을 갔습니까? 우리는 한 문제 한 문제의 해석을 문제의 독해가 다 끝나기 전까지는 속단할 수 없습니다. 출제자의 글솜씨를 조금 더 감상해줄 여유가 우리에게 없을까요? 전 여유를 떠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문제를 한 글자 한 글자 다 읽기 전까진 손을 대지 않습니다. 조금 더 오래 걸릴진 몰라도, 100분 안이면 된 것 아닌가요? 누가누가 빨리 풀더라 카더라....


현재의 자신의 얘기는 아니잖아요.


본론으로 가서, 펜으로 풀어라는 뜻을 4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수학 및 과탐에서 특히 유효합니다.



1. 지문을 모두 읽고 난 후 머릿속에 든 오만 생각 중 내게 필요한 사고가 어떤 것일지를 거르자.


정말 오만 가지 생각 다 들죠 처음 정독하면. 일단 아무 거나 써 보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게 먹히면 좋은데 도형 문제에서 빙빙 돌다 망하는 케이스가 이렇게 아는 거 다 써 내리다 시간 녹는 거거든요.


우리가 써야 할 도구들 중 어느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단번에 골라내는 건 연습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설령 당일날 그게 안 되더라도 차선책이 보여야 하겠죠? 그런 면에서 실모를 풀 때 눈에 보이는 오만 도구들 중 2개 정도만 골라내라는 겁니다. 그걸 간단히 펜으로 메모하는 거죠. 샤프였다면 온 생각을 다 휘적였겠지만 펜이라면 쫄려서 그렇게 안 되죠.



2. 한 순간의 계산 실수를 두려워하라.



수학은 사고입니다. 사고의 과정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정해진 절차 밟기가 필수입니다. 이 중 절차 밟기가 수학에선 정해진 계산 클리어하기죠? 이 계산의 영역을 우습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큰일나요. 이젠 수학이 준킬러의 무게감&계산을 끌고 가는 여유, 여기서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계산 실수를 막으려면 "자알" 노가다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연습 때 "자알" 못하면 실전에선 그동안의 습관이 그대로 반영되니 당연히 "자알" 풀릴 리가 없죠. 샤프로 슥슥 질러대면서 더러운 글씨로 계산하면 암묵지의 사고와 시각의 사고가 충돌하면서 순간적으로 대뇌에선 제3의 선택지인 촉각, 즉 쓰고 있던 제 글씨를 신뢰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사고 과정은 맞았다 할지라도, 어느 순간에 1+3=3 이걸 괴이하다 여기지 않게 되죠. 틀리는 겁니다.


펜으로 푸시면 그 신뢰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 의심의 단점은, 멘탈을 흔든다는 것. 그런데 그 멘탈을 일단 흔들어 봐야 훈련이 되지 않을까요? 당일날 저렇게 멘탈이 흔들릴 이유는 존재해선 안 됩니다. 흔히 "빨리 푸는 사람" 보시면, 아예 의심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이미 의심의 과정, 의심의 필요성이 없어진 상태라서 그래요. 확신인 거죠, 나는 틀리지 않으리라는. 이전에 많이 틀려보거나, 아니면 실수하는 패턴이 분석되어서 이젠 더 이상 내 앞에 실수란 없다는 걸 믿게 되는 순간, 실제로 실수는 일어나지 않아요.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중간하게 한 번씩 100 받는 사람과는 담대함 자체의 질이 다르다는 거죠. 


그 담대함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올림피언이 아니라면, 후천적으로 길러보세요. 인위적 긴장을 도구의 보조로 생성하세요. 펜으로 푸시면 더 이상 촉각을 믿지 않습니다. 나중엔 샤프보다 펜으로 더 빨리 풀릴 겁니다. 저를 믿어 보세요.



3. 킬러까지 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시나요? 


실수가 일어나 시간이 녹았나요? 그래서 킬러까지 못 가셔서, 억울하신가요?


녹는 건 단순히 여러분의 시간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멘탈은 두 배로 더 녹아요. 이 멘탈은 유한하기 때문에, 그리고 단기에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킬러까지 도달할 때쯤엔 "아 난 더 이상 못해...앞에서 얼마나 틀렸을까? 제대로 푼 건가? 검산해야지...뭔 킬러야 ㅠㅠ" 이런 마인드를 생존의 수단으로 삼죠. 준킬러를 빨리, 정확히 푸는 게 기본이란 뜻은 단순히 "수능 수학 폐지론자"들이 말하는 의미 없는 노동을 지시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의미가 있죠, 오히려. 더 어려운 과제로 가기 위한 기본 관문을 통과하는 길이 여유로워야 파이널 퀘스쳔에서 담대함을 잃지 않습니다.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 능력치인지를 망각하지 마세요. 기본기가 특기가 되어야 살아남는 과제입니다, 수능은.



4. 나의 추론 과정을 가시화하라.


샤프로 푸는 것보단 펜으로 풀 때 더 명확하게, 본인의 시고 과정이 형식지로 표현됩니다. 실모에서 샤프로 휘갈기면 내가 당일날 어떤 정신 상태로 임했는지 보이실까요? 전 안 보이더라고요. 펜으로 풀면 자연스레 사고 과정이 명료하게 드러납니다. 내가 어떤 지점에서 버벅대는지, 어떤 테마가 약한지, 어떤 절차에서 반복적으로 바보가 되는지. 다 보입니다. 실모 시즌에는 이런 연습을 하시는 게 단순히 "실모 다 풀었으니 난 잘한다" 이런 자기 위로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연습의 과정은 실전에서 여지 없이 나타납니다. 훨씬 깔끔해진 본인의 풀이가 수능날 인식된다면, 뿌듯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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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제가 단순히 실모를 매일 양치기하지 마라, 펜으로 풀어봐라 하는 글의 마지막 종착역입니다. 현명한 판단 바랍니다.


이상 글을 마치며, 좋아요와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화학II 노트에 이어 이번엔 생명과학I 노트를 올릴 예정입니다.

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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