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상대성) 깜짝 놀라서 글 씁니다
여느 때와 같이, 오르비 검색창에 물리와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서 답글을 달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성'을 검색하자 흥미로운 제목의 글이 있기에 들어가봤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오개념 답글과 그것에 납득한 글쓴이...
곧바로 바로잡아 주긴 했지만, 조금 지난 글이다보니 아마 제 답글을 볼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란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격의 의도는 절대 없습니다.
질문을 세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우주선에 탄 관찰자 A와 우주선 바깥의 관찰자 B가 있다.
• A의 입장에선 B의 시간이, B의 입장에선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 A와 B가 만난다면 누가 늙는가?
이에 달린 오개념 답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는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우주선을 탄 A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 B가 늙는다.
우선 제일 중요한 하나만 바로잡고 가겠습니다.
A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B의 입장에서도, 실제로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들 중 하나는, '모든 관성좌표계는 동등하다'입니다.
질문의 A와 B의 좌표계 역시도 동등합니다. 그렇기에 A의 입장에서 B의 시간이 실제로 느리게 흐르고, B의 입장에서도 A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오개념의 설명은, 우주선 바깥의 B의 좌표계를 특별한 위치에 놓는 설명입니다. 상대론적으로 올바르지 못합니다.
자꾸 상대성 거려서 한 번 짚고 넘어가자면, 사실 뉴턴에게도 상대성이 존재합니다.
고전적인 좌표계 사이의 변환을 Galilean Transformation으로 불리는데, 별거 아닙니다. 움직이는 관찰자에 대해, v'=v+u 따위의 속도 덧셈을 간단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뉴턴의 상대성입니다.
뉴턴의 상대성에서도, 관찰하는 현상은 다를 수 있어도, 모든 관찰자의 물리학 법칙은 같아야 합니다.
예컨데 두 관찰자가 한 물체를 각각 다른 속도로 관측할 수 있지만, 두 사람에게 있어서 F=ma는 각각 성립해야 합니다. 이는 직관적으로 당연한 말입니다.
뉴턴에게 모든 물리 현상들은, '절대적인 시공간' 아래에서 동일한 물리 법칙을 따르면서 각 관찰자에게 나타나야 합니다.
모든 좌표계에서 물리 법칙이 동등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인슈타인에게도 이어졌습니다. 근데, 하나가 더 추가되면서 우리가 아는 상대성이론이 되었습니다.
바로, '진공에서 광속은 관찰자의 운동과 무관하게 항상 같다'는 광속 불변 원리를 추가하면서 말이죠.
'모든 좌표계에서 물리학은 같다'와 광속 불변 원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좌표 변환인 Galilean transformation을 버리고 새로운 좌표 변환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속 불변 원리를 만족하는 새로운 좌표 변환은 필연적으로 시간항과 공간항이 독립적이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변환을 Lorentz Transformation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것도 Poincarè Transformation의 homogeneous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어쨌건 새로운 좌표변환에서 시간과 공간은 섞이게 되었고, 시간지연이나 길이수축 등의 현상은 새 좌표변환에서 연역적으로 당연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속도가 광속에 비해 충분히 느린 영역에서는, Lorentz transformation이 Galilean transformation으로 잘 근사도 됩니다.
이것 말고도 질량이나 에너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여기서 끊겠습니다.
어찌 됐든, 특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모든 관성계는 동등하다'와 '광속불변원리'이고, 시간지연이나 길이수축은 특수 상대성 이론의 현상들 중 하나입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우주선에 탄 A와 우주선 바깥의 B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둘이 만나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의 가속운동이 불가피합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등속도 운동에 대한 이론이고, 가속 운동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영역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등가원리에 의해, 가속운동을 하는 사람은 중력에 의한 시간지연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효과에 따라서 둘이 만났을 때의 나이가 결정되는거에요.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죠.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외치던 당대의 철학자들을 보고서는 넌더리가 났었다고 합니다.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게 어떻게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습니까?
아인슈타인의 생각에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는 날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짬뽕 하나만 먹기는 좀 헤비해
-
중논 상경 3번 1
확률을 직접 못구하니깐 a에 1,2,3 대입하고 여사건으로 푸는거 맞나요??ㅠㅠ
-
그냥 하지 마
-
이대 오전논술 0
2번 a값그대로2025나와서 계산실수한줄알고 두번다시풀음 ㅋㅋ ㅜㅜ
-
3번 문제 궁금한게 있는데 여기에 그림 올려도 되나요?
-
만족도 매우 높음 구하는식 1- (9-a)분의 (7-a) a=1일때 2일때 3일때...
-
내년에도 삭제안되고 그대로 있음? 아님 미리 다 다운받아놔야하나?
-
오 대박 6
소아온이 머지 않았다
-
몇 몇 글 보니까 사탐 약대는 안된다는 댓 많던데 과탐 가산 3퍼만 하는 대학도 꽤...
-
나도모르겟다 어떻게되려나
-
나에게자극을주세요
-
개추실시. 우리도 아직 TEAM이라는걸 보여주자
-
ㅠㅠ 13
-
중앙대 논술 3번 11/26은 아무도 없나요?ㅠ 계산 실수 했나
-
현강 신청했는데 1
김범준은 따라갈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는데 인강을 듣는게 나을까요? 정병호 현강도...
-
7/13임 49/97임?
-
80명 고사실에 8명밖에 안 와서..
-
수학 그렇게 어렵게내면 변별은 되냐 한문제는 문제 읽고 바로 포기했는데 ㅋㅋㅋㅋㅋ...
-
바보 등장 8
-
점메추
-
삼수하는데 지금 이거 2권만 사서 인강 안 듣고 해볼 생각입니다 인강은 나중에 끊을...
-
ㅇㅇ
-
수학을 못해서요 0
원점수 언매 95 확통 81 영어 2 사문 48 한지 50입니다 라인좀 잡아 주세요
-
내년 홍보책자에 ‘생명과학의 본질‘ 박아놓으심 ㅋㅋㅋㅋ 어 수능에 SRC나왔어~
-
친구의 친구라는 집합에 나라는 기호가 포함되어있는지의 여부를 스스로 알 수 있을까
-
이대논술 6
3시까지 입실인건가요? 시험 100분인데 시작시간이 언제에요..?
-
주제 뭐 나왔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모평균추정이라던가 벡터라던가
-
나는 양 7
귀여운 양띠
-
중앙대가 캠퍼스는 제일 예쁘네
-
난 배 해야지 8
-
1. 91 2. 확통 노베라 뭔말인지 모름 3. 1489 1. 2/루트t제곱+1...
-
언매 93 미적 95 영어 3 생1 96 지1 68 << 이ㅛㅐ끼 뭔데
-
중대확통 상경계 9
7/13 맞ㅇ요?
-
벡터같은 기하 내용도 배우나요? 진짜 몰라서 물어봄
-
부럽다... 현역으로 들어온 애들보면
-
이대 논술 4
쉬워서 실수했을까봐 걱정이다 ㅠㅠ 여러분들음 어떠셨나여 40분 남기고 다 적었는데…..
-
이대 답 6
1 ) 0, 파이/6 2a+b 2) 2025 3) 0,1 -2/루트e 딱 이 정도...
-
한양 오전 9
답 이래 나왔는데 .. 몇개 맞나요
-
문이과 통합 했고 그 후에 과목별 중요도 비율이나 필수과목 등 설정하는건 대학 자율...
-
어떠셨어요 이번에 좀 쉬운듯 한데 저는 맨마지막 문제 답 여러개 중에 하나 못쓰고...
-
되는 가능세계존재하나요? ㅜ... 미적에서 4점 세개, 공통에서 4점 네개 나감
-
서울권 대학이라고 시설이 다 좋지는 않다는 것... 맨날 서울대만 놀러가봐서 그런지...
-
그런 건 없구요 그냥 게임을 영어로 하면 됩니다
-
과탐 선택 고민 6
이번에 지구 47 물리 47나왔는데 물리는 계속하는게 맞나 싶네요 한문제 찍맞도...
-
개빡치네 올해 본 모든 논술 사설 다합쳐도 이게 젤 어려움
-
186 -> 수학 문제 답으로 나왔었는데 겁나 아름다움
-
Team 2002년생들... 진짜 마지막으로 수능 준비완료 ㅇㅈ?? 군필, 6수, 메디컬
-
국어 강민철 영어 이명학 듣다가 나중에 조정호 현강 합류 수학 공통 안가람 미적...
어쩌다 보니 딴 소리가 길어졌고, 누가 늙었는지는 맥거핀처럼 되어버렸네요. 이런걸 용두사미라 하나요?
교과서 저자들처럼 해보겠습니다. Do it yourself!
A와 B가 만나려면 둘 중 하나가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그게 가속도 운동이라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넹!
이게 쌍둥이 역설이죠. 쌍둥이가 존재하고 한 명은 지구에 한 명은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누가 더 나이가 많느냐는 문제입니다. 쌍둥이 역설이 존재하므로 상대성 이론은 틀렸다는 학자가 있는 반면, 대다수의 학자들은 쌍둥이 역설은 실제 역설이 아니므로 상대성 이론은 옳다고 합니다. 그 근거에는 중력에 의한 근거, 기하학적 근거, 레이다 타임에 의한 근거, 프레임 전환에 의한 근거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근거는 중력입니다.)
즉 주류 설명에 의하면 본문에 제시된 역설은 역설이 아니라 여러 가지 근거에 의해 A와 B중 한 명이 더 나이가 많아집니다.
쌍둥이 역설은 사실 역설이 아니죠
상대성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니까요 ㅋㅅㅋ
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학자 특) 학자도 아님
쌍둥이 역설도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설명 가능한가요..?
특수상대성이론 만으로는 완존히 설명할 순 없고, 일반상대성이론이 필요합니다.
아하!감사합니다!
본인이 지나가던 생지러면 개추 ㅋㅋㅋㅋ
문과 : 뭔 개소리지?
지구에 도착했을 때 늙은 쪽은 우주선을 탄 쪽이 아니고 지구에 남아있는 쪽이에요
그 글 댓글 봤을때 맞나..? 하고 슥 넘어갔었는데
다행히 오개념 잡고 가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