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본질 [95346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1-08 0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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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이 요구하는 그래프 해석(feat. 20 경제 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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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훌리건님이 이곳에서 응시생 수가 5000여명 남짓인 경제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하는 모습이 감명깊어 이 글을 작성합니다.


저는 20과 21 수능에서 사문과 경제를 선택했고, 사문에서는 두번 모두 도표 통계 문제를 다 맞췄으며, 악명 높은 20 수능 경제에서 47점을 획득하여 백분위 98을 획득하였습니다. 제가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도표 통계에 대한 남다른 관점과 능력 덕분인 것 같고, 제가 20 수능 경제 17번을 분석하고 느낀 점을 통해 평가원이 그래프를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기를 요구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우선 오답률이 높았던 20 수능 경제 17번 문항을 보시죠 이 문제는 경제 개념을 몰라도 풀 수 있습니다



처음 시험장에서 이 문제를 마주했을 때 굉장히 당황했습니다.잘 나오지 않는 유형이었고, 출제의도가 불분명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고민하다 소득세액과 보조금, 그리고 처분 가능 소득을 소득으로 나타내는 수식적 풀이를 진행하였습니다. 풀이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I:세전 소득 T:소득세액 S:보조금 D:처분 가능 소득)



이렇게 수식을 세우면과 2번과 3번은 소득에 수치를 대입하여 참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번, 4번은 다음 수식을 통해 진위 여부를 판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5번 선지를 보고 4번과 같은 수식으로 소득 증가분 대비 처분 가능 소득의 증가분의 비율은 소득이 높을수록 작아진다고 판단했고, 5번을 답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풀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소득 증가분과 소득은 구분해야 합니다. 소득 증가분은 소득의 증감을 나타내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문제는 소득 증가분을 소득으로 놓고 보아도 답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5번 선지는 어떠한 풀이로 참거짓을 판단해야 할까요? 증가분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쉽습니다. 증가분이라는 용어를 어디에서 주로 봤나요? 미분계수를 정의할 때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y의 증분/x의 증분을 평균기울기로 정의합니다. 여기에서도 소득을 x로 보고 처분 가능 소득을 y로 보면 y=2x/3+10000의 기울기인 2/3가 소득 증가분 대비 처분 가능 소득의 증가분의 비율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득에 상관없이 소득 증가분 대비 처분 가능 소득 증가분의 비율은 2/3로 일정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5번 선지를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 풀어보면서 애초에 평가원이 요구한 풀이가 수식적인 풀이가 아니라 그래프의 해석을 기반으로 한 추론을 이용한 풀이가 아닌나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1번, 4번, 5번 선지를 그래프의 해석을 통해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1번 선지는 17번 문항 좌측 그래프에서 소득이 30,000이상인 부분을 보면 됩니다. 그 부분에 있는 선을 구성하는 각 점을 원점과 이어보면, 소둑이 높아질 수록 이은 선의 기울기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은 선의 기울기를 수식으로 나타내볼까요? 맞습니다. 기울기는 바로 소득세를 내는 사람의 소득 대비 소득세액의 비율입니다.

4번 선지로 가보죠 처분 가능 소득은 직관적으로 소득이 0이상 30000미만 구간에서는 소득세액은 0이고 보조금은 10000원에서 소득의 1/3만큼 감소하므로 처분 가능 소득은 소득의 2/3+10000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득이 30000 이상이면 소득세액은 소득의 1/3-10000만큼 부과되고 보조금은 0이므로 처분 가능 소득은 역시 소득의 2/3+10000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로축이 소득이고 세로축이 처분 가능 소득인 그래프를 그리고 선을 구성하는 각 점을 원점과 이어보면 소득이 클수록 이은 선의 기울기는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이은 선의 기울기를 나타내면 소득 대비 처분 가능 소득의 비율이죠.

5번 선지로 가보겠습니다. 5번 선지 역시 4번 선지의 풀이 방법과 거의 똑같습니다. 다만 이때는 선을 구성하는 특정한 두 점의 기울기를 구하는 것이죠. 이는 2/3로 소득에 관계없이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풀이 방법의 논리가 아주 낯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10여년 전 혹은 21학년도 6평 나형 21번과 같은 지수로그함수 합답형 문제에서 log a의 x꼴의 함수는 x가 크면 클수록 원점과의 기울기는 작아진다는 사실을 통해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있을겁니다. 위 풀이 방법도 이것과 같은 매커니즘인 것입니다. 즉 평가원은 그래프의 개형은 알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를 모르는 그래프 위의 두 점을 비교할 때, 각 점과 원점간의 기울기를 가늠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을 오래전부터 과목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출제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유형의 문제는 아니지만, 알고 있으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쓰다보니 이것을 정독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할 정도로 장황한 감이 있지만, 자세히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20 수능 경제 17번 문항에서 그래프 해석을 통한 풀이보다 수식적 풀이가 적합한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은 이 문제를 풀어보셨으면 합니다.



이 문제는 17수능 경제 18번 문항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가 20 경제 17번 문제보다 그래프 해석을 통한 풀이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17학년도 수능에 이와 같은 문제가 출제되었지만, 기출분석할 때 이 문제를 유심히 보지 않아 20 수능에서 경제 17번 문제를 완전히 신유형인 것 처럼 느껴서 당황했었습니다. 20 경제 17번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과거에 출제된 적이 있나 유심히 살펴보니 이렇게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있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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