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 [114036] · MS 2005 · 쪽지

2012-11-20 17: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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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의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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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펨바 효과

뜨거운 물이 빨리 얼까, 차가운 물이 빨리 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차가운 물이 빨리 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답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얼 수도 있다’이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먼저 언다는 것은 사실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50도의 물과 30도의 물을 얼릴 때, 50도의 물이 얼려면 온도가 30도까지 떨어져야 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이 상식을 깨는 위대한 발견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한 고등학생으로부터 비롯됐다. 
 
1969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고등학생 음펨바(Erasto Mpemba)는 학교에서 끓는 우유와 설탕을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다. 원래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는 혼합 용액을 충분히 식힌 다음에 냉동실에 넣어 얼려야 한다.
음펨바는 냉동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채 식지 않은 혼합용액을 냉동실에 집어넣었다.
얼마 후 음펨바는 희한한 현상을 발견했다. 다른 학생의 아이스크림보다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먼저 얼어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그는 선생님에게 이 현상을 질문했지만 선생님은 음펨바가 착각한 게 분명하다고 대답했다. 
 
음펨바는 같은 실험을 몇 차례에 걸쳐서 반복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얼었다.
물론 선생님과 친구들은 믿어주지 않았다. 이때 인근 대학의 물리학자인 오스본(Denis G. Osborne) 교수가 음펨바의 학교를 방문했다.
음펨바는 자신의 관찰에 대해 오스본 교수에게 질문했다. 오스본 교수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꼭 실험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오스본 교수의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실험을 했는데 결국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떠 빨리 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실험 결과는 1969년 ‘Physics Education’저널에 게재됐다.(vol 4, p.172-175).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록으로 남겼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권위는 갈릴레오 시대까지 대단했고, 17세기 초에는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은
상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직관과 배치되기 때문에 수백 년 동안 잊혔다가 음펨바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음펨바 효과는 왜 일어날까? 여러 가지 가설도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뜨거운 물 분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증발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의 질량이
상대적으로 작아져서 더 빨리 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용기를 밀폐해서 증발효과를 제거해도 음펨바 효과는 관찰된다.
또 뜨거운 물에는 녹아있는 기체의 양이 적어서 빨리 언다거나, 뜨거운 물이 용기 주변의 환경을 변화시켜서
냉각 과정을 바꾼다는 주장도 있다.  

대류현상도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뜨거운 물은 차가운 물보다 초기에 외부로 잃는 열의 양이 많아서
대류현상이 뜨거운 물에서 더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외부로 열을 더 빨리 잃게 된다.
하지만 대류현상은 용기의 모양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 가설은 보편화되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과냉각 이론이 거론된다. 물이 얼음으로 되려면 응결핵이 필요한데 응결핵이 없으면 물은 0도에서도 얼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과냉각이라 한다. 뜨거운 물이 약 영하 2도에서 얼은 반면에 차가운 물은 영하 8도에서 얼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그 원인이 확실치 않아서 음펨바 효과를 뒷받침해주기에는 부족하다. 

다양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음펨바 효과의 결정적인 원인을 알려주는 이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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