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aM [91872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7-02 19:42:18
조회수 4,207

의대는 누가 가는 겁니까.

게시글 주소: https://mclass.orbi.kr/00030940627

내신 2.8


자사고가 아닌 지방 사립고.


교육청 모의고사 운좋게 몇 번 잘봐서 보라색 눈 겨우 달고 있는 한 고3입니다.


자소서 상담을 받는데, 선생님께선 성적이 많이 낮은 게 사실이라고 하셨습니다.


의사는 누가 되어야 합니까?


현실은 학교 이과 1,2등이 수시로 원서를 접수합니다..


저희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년간 많이 노력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갖은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수시로 의대에 지원하고자 했지만, 물거품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꾸준하게 계속 공부할 겁니다.


제가 공부하는 이유는


첫째. 어릴 적 할머니가 홀로 저희 어머니를 포함하여 4남매를 기르시고, 무릎이 다 닳아진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그 분의 아픔을 심리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직접 치료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둘째. 외동아들인 저는 일찍이 어머니와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의 남편, 사위가 없이 제게 사랑을 주셨던 만큼 그분들의 청춘은 제 거름이 되어주셨습니다. 어머니는 본인이 공부하는 것을 잘 모르는 것에 계속 미안하시다고 하시면서 대신 아낌없는 투자를 지금까지 19년간 해주시고 있으십니다.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저의 자아와 한 약속입니다.



셋째. 우리 대한민국은 변해야 합니다. 저는 겨우 지방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회장에 불과하지만, 꾸준하고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수적이다는 교감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의 마음과 우리 학생들의 의견을 여러번 합치 시키면서, 저는 우리나라가 조금씩 변해야 한다고 필히 느꼈습니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고, 이제는 모두가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십니다. 저는 그 중 의료계에 종사하여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부분이나, 혹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선진국들의 지침을 기반으로하여 벤치마킹을 하면서 우리나라 독자적인 의료 체계를 가꾸 어 나가고 싶습니다. 



넷째. 제가 좋아하는 누나 선배가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진학했습니다. 2020학년도 정원 140명중 한명이시겠지만, 만약에 이 글을 본다면, 혹시 누나 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지금 많이 머리가 복잡하고 공부도 잘 안되는데 연락 한번 주면 너무 기분이 좋을 것 같아. 사실 개학하고 나서는 누나랑 같은 학과 꼭 붙어서 동등한 위치에 서서 남자답게 고백한번 해보고 싶어. 그 날이 올해나 내년 초에 꼭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열심히 공부할게.



답답하지만, 저는 그래도 수시 한번 제대로 질러보고 수능을 위해 다시 공부하겠습니다.


"기교부리지 않고 정석대로, 그리고 내 방식대로"


이는 제 수학공책 표지에 써놓은 말입니다.


기교부리지 않고 정석대로, 그리고 제 방식대로 수능을 공부하며 많은 노하우나 공유할 것을 잘 정리하여 올해 수능 만점을 받은 뒤, 저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저의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