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00 [384971] · MS 2011 · 쪽지

2012-03-09 13: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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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법학 석사 과정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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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법학석사(LL.M.)의 진실?

대한민국의 미래_교육/로스쿨 2010/09/09 09:20 최재천


얼마 전 한나라당에서 출당당한 어느 의원의 하버드대 학력을 놓고 이런저런 글들이 오고가더군요. 과연 하버드대 로스쿨에 석사가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법조인들은 얼마나 탁월한 능력과 실력을 가지고 있길래 불과 1년만에 하버드대 석사학위를 받고 오는 걸까요.

(사실은 어느 트윗터리안께서 이 부분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부탁하셨습니다. 당시 논란이 있을 때 몇 번 멘션을 올렸더니 아예 그 부분을 글로 정리해달라고 말씀 있으셨지요. 첫째는 게을렀고, 둘째는 제가 유학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저 주워듣고 얻어들은 정도라서 불안했습니다. 간신히 몇몇 자료에다 이미 다녀오신 분들에게 전화를 돌려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미국 로스쿨은 우리나라 법학전문대학원처럼 4년제 대학을 마치고 학사 학위를 가지고 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3년짜리 ‘석박사 통합과정’에 들어간다고 보면 가장 유사한 비유가 될 듯합니다. (교육 시스템은 각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절대비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제하고 글을 전개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로스쿨의 학위제도는 우리의 학위제도와는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미국 로스쿨의 학위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J.D.(Juris Doctor)가 있습니다.

로스쿨을 3년을 마치고 받게 되는 J.D. 학위는 법학박사라고 번역은 하되, 학문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박사라기보다는 변호사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 더하기, 일종의 실무박사라는 성격이 통합된 그런 통합적 의미의 박사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적절할 듯싶습니다.
(물론 이를 두고 법학학사로 번역하는 게 옳다는 분들도 종종 계시더군요. 그리고 어떤 미국 대학 안내서들은 그렇게 규정해 놓기도 했더군요. 하지만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이건 지나친 비교가 되겠지요.)

참고로 미국 중서부 지방의, 인구가 불과 몇 십 만이고 법조인들이 일하기를 꺼려하는 주에 설치된 로스쿨의 경우, 로스쿨만 마치면 곧바로 변호사 자격을 주는 곳도 있습니다. 주 변호사 시험 자체가 없는 경우죠. 이런 곳에서는 J.D.가 곧 Lawyer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연방제의 특성입니다.


다음으로 S.J.D.(Doctor of juridical Science)가 있습니다.

인가 받은 미국 로스쿨(미국에는 미인가 로스쿨도 몇 십 개 정도 있습니다) 중 일부 대학만이 개설해 놓은 학위 과정입니다. 보통 3년입니다. 하지만 로스쿨처럼 매일 가서 수업듣고 강의듣고 하는 그런 과정은 아닙니다. 학문을 전문으로 하는 박사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법시험을 합격하지 않은 우리나라 법학 교수분들께서 이 학위를 받아오신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 과정은 그리 선호되는 과정은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로스쿨 교수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J.D. 학위만으로 충분합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도 시카고 로스쿨에서 하버드대 J.D. 학위만으로 헌법교수로 일했었지요.

좀 더 설명하자면, S.J.D. 과정은 수업이 없다는 점이 J.D.와 다른 거고, 대개 3년 중 1년은 교수랑 공동연구를 하고, 나머지 2년은 혼자서 논문을 작성하는 시간입니다. 다만 3년 모두 등록을 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J.D.보다는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년 동안 연구하고, 연구시설을 이용하고, 논문을 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 미국에서 S.J.D.는 주로 프랑스나 독일 등 대륙법계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돌아가서 교수로 일할 사람들이지요. 대륙법계 국가들은 J.D.를 마치고 다시 LL.M.을 마치고 S.J.D.까지 끝낸 다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요즘은 중국 유학생들도 S.J.D.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네요. 하여튼 미국에서는 J.D.만 나와도 교수를 하고 학술지에 논문을 기고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의미 있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세 번째가 우리 사회에서 간혹 논쟁거리가 되는 LL.M.(Master of Laws) 과정입니다.

LL.M.은 일반적으로 J.D. 졸업 직후 변호사 활동을 하거나 교직을 희망하는 분들 또는 관련 분야 직업인을 대상으로 전문분야를 교육시키는 과정입니다.




LL.M.은 요즘들어 크게 두 가지로 분화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인을 위한 법학전문과정으로서의 LL.M.입니다. 만일 의료사고에 대해서 별도로 공부를 더 해야겠다, 그러면 이 과정에 들어가서 연구하는 겁니다. 조세 전문 법률가가 되고 싶다, 그러면 들어가서 조세 전문 과목만 수업을 듣는 겁니다. 한마디로 전문과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LL.M.은 J.D.와 함께 수강신청하고 학사관리도 한꺼번에 받습니다. 수십 개 설강된 과목 중에서 자기가 희망했던 과목만 골라 듣게 됩니다.
만일 세법 전문이다, 그러면 LL.M at Taxation 이런 식의 학위가 나갑니다. 대신 수업은 뭐 이를테면 국제조세법, 소득세법, 세무서송, 간접세법, 부가가치세법, 이런 식으로 골라듣는 거죠. 국제법 같으면 LL.M. in International Law가 되는 겁니다. 이 과정은 1년 내내 그 쪽 과목만 집중적으로 듣고 6~7과목의 학점을 이수한 다음 수료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문 LL.M.은 J.D. 과정을 마친 사람들 중에서 선발합니다. 에세이와 추천서, 논문 샘플 그리고 수학 계획서까지 요구합니다. 한마디로 전문 법률가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서 집중적으로 길러내는 과정인 것이지요.

다른 하나가 외국인을 위한, 일종의 비교법 혹은 기초법 과정으로서의 LL.M.입니다. 대한민국 법조인들 대부분은 바로 이 과정을 다녀오는 것입니다. 전문 LL.M.과는 달리 J.D. 학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토플 성적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추천서를 요구합니다. 저도 이 추천서를 여럿 써 본적 있습니다. 에세이는 요구하지 않습니다. 등록금은 저렴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LL.M.은 미국 로스쿨의 주된 수입원이기도 합니다. 특히 외국인을 위한 명문대 LL.M.이 분명 그런 성격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미국의 유수 대학이나 워싱턴 소재 대학은 LL.M. 정원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를테면 워싱턴의 조지타운 로스쿨은 LL.M. 과정이 수 백 명입니다. 이런 경우는 전문 LL.M.과정과는 달리 전혀 별개로 학사관리가 되고, 수강과목도 별도로 설계됩니다.

그리고 나라별로 최소한의 배분비율도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하버드대학의 경우, 중국인 학생 몇 명, 일본인 학생 몇 명, 한국인 학생 몇 명, 이렇게 처음부터 배정이 돼 있고, 그래서 그해 LL.M.에 진학하고자 하는 한국인들끼리는 서로간의 경쟁 상대를 살펴가며 대충 합격 여부를 예상하곤 하는 경우를 본 적도 있습니다. 어느 분께서 하버드 로스쿨 LL.M. 한인학생회장을 했다고 경력에 적으신 적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10~20 명의 한국인 중 회장을 했다는 의미인데, 향우회 회장과 별반 다르지 않는, 별 의미없는 경력입니다. 그런데 중요경력으로 올린 것을 보고 저도 좀 놀랬습니다.)

기간은 1년입니다. 입학대상자들은 외국의 법조인이나 외국에서 법대를 졸업한 사람들입니다. 미국의 J.D.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요.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변호사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J.D. 학위를 가져야만 합니다. 그런데 한국 법조인이나 우리나라에서 법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J.D. 학위 없이도, 그러니까 미국에서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고도 LL.M.만 수료하고 나면 미국변호사시험(Bar Exam)을 볼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연방제의 특성상, 캘리포니아, 뉴햄프셔, 뉴욕, 버지니아, 앨라배마 등 몇 개 주에 한정됩니다. (한국에서 미국 로스쿨 방식으로 미인가 로스쿨을 운영하고 미국 변호사 시험에 집중적으로 응시하는 대학도 있습니다. 아마 한동대 로스쿨이 이런 경우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도 허용하는 미국의 2개 주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LL.M.에 대한 우리나라의 실태를 보면, 우리 법조인들은 안식년을 겸해 미국 로스쿨 LL.M. 과정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나 검찰은 상당한 인력을 국가가 유학 보내주고 있고, 대형 로펌에서도 5~7년 정도 경력을 쌓으면 1년 반 내지 2년 정도를 LL.M. 과정 겸 미국 연수 프로그램을 보내줍니다. 법대 나와 기자생활을 하던 분 중에도 미국 로스쿨에 진학해서 LL.M.을 마치고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들어와 계속 기자로 일하는 분들도 있고, 대학으로 들어간 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로 한국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조인들이 LL.M. 과정에 가는 것이지요. 가서 1년 동안 미국법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맛보는 겁니다. 비교법 석사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미국법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그런 과정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보통 6 내지 7 과목 정도를 두 학기 동안 이수합니다.
그런 다음 뉴욕주나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을 응시합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은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합니다.

전에는 객관식 시험 비중이 높아 그래도 좀 해볼만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에세이 작성 등을 강화하는 바람에 미리 한국에서부터 준비해가지 않으면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고, 그래서 변호사들이 몰려 있는 강남에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시험을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이 여럿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에는 LL.M. 마치면 당연히 뉴욕주 변호사 시험 정도는 합격하고 돌아왔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가 동료 변호사들과 계속 미국 변호사 시험 스터디를 하다가 미국 시험 시즌에 맞춰 휴가차 미국에 가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현실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시험 하면 한국 사법시험 출신들이 선수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한국인 LL.M. 응시생들끼리 정리해놓은 페이퍼가 있는데, 그야말로 시험의 족보 수준이랍니다. 저도 우연히 한번 본 적 있는데, 마치 한국 사법시험 모범답안 작성해놓듯 착실히 잘 정리해 놓았더군요. 이 노트가 계속 동료나 후배들을 통해 버전업돼가면서 전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유학 다녀온 동기변호사에게 들은 적도 있습니다.)

어찌됐건 제가 아는 미국 하버드대 LL.M.의 현실은 거의 이 정도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1년 과정은 대단히 힘든 과정이냐? 일단 한국에서 영어로 수업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고통이겠지요. 그래서 힘든 학교도 있고, 별도로 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조금 편한 학교도 있는 것 같더군요. LL.M. 과정을 상업목적이나 혹은 홍보 목적에서 대량으로 운영하는 일부 명문대학에서는 아예 따로 수강신청을 받고 별개의 반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끼리의 경쟁이겠지요. 최소한의 필수과목을 주는 데도 있고, 처음부터 그냥 자유스럽게 선택해서 듣는 경우도 있고, 저랑 같이 일하던 변호사는 지금 검사로 일합니다만, 그 친구 미국 유학시절에 가서 만나보니 거기는 시험 대신 레포트를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학점으로 대신하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아시아법을 듣는다던가 대개들 자기 적성과 능력에 따라 편하게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기도 하고 꼭 집어서 정리해낼 수도 없는 그런 과정이 바로 LL.M.입니다.

그러면 이 과정을 석사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 한국에서 법학을 마치고 간 사람들이 미국법에 대한 이해 1년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정확할텐데,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이 과정을 다녀온 어느 정치인은 하버드대 석사라고 표현했지요. 틀린 표현은 아니겠지요. 굳이 정리하자면 하버드대의 미국법에 대한 기초적 접근, 혹은 최대한 표현해서 비교법 석사 정도일텐데, 그래도 석사임은 분명하기 때문에 토를 달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정보가 정확하지 못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주변을 통해 알게 된 정도의 일부 종합판에 불과합니다. 틀린 부분이 있으면 여러분들께서 댓글을 통해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얼마 전 연세대학교 강정수 연구원의 인터뷰를 보니 외국에는 기자와 독자가 서로 기사를 고쳐가며 계속 만들어가는 방식의 기사쓰기가 있더군요. 그리고 시간에 따라 계속 덧붙여가는 그런 기사쓰기도 있고요. 그래서 팩트를 구성해나가는 것이지요. LL.M.에 대한, 그리고 우리 사회에 일부 만연돼있는 과잉학력 풍조에 팩트를 제고한다는 기분으로 LL.M.과 미국 로스쿨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참으로 고맙겠습니다.



* 출처 : 오마이뉴스  http://blog.ohmynews.com/cjc4u/342715

* 앞으로 하버드 로스쿨에서 공부하시고 싶은 분 참고하시고,
정치인들이 하버드 출신이라고 내세울 때 도대체 무슨 과정을 공부했는지 잘 살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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