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영어교육과 정시 면접 복기
7시-8시 입장이었는데 9시쯤 시작함.
본인 순번 기다리다가 10시쯤 본듯.
제시문, 문제지 주고 면접장 밖에서 10분 생각할 시간 줌.
들어가자마자 1번부터 3번까지 자기 답을 쭉 부르면 됨.
다 말하면 추가 질문 들어옴.
누가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수준이라던데
그 정돈 아니었던듯...
거의 정확하게 복기한 것 같은데 내년 지원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올림.
교수님들 생각보다 너무 친절하시고, 웃으면서 질문하셔서 편했음.
제시문 내용
조선시대에 ‘사범’이라는 교사의 개념이 지식 뿐 아니라 도덕과 수양을 겸비한 사람이었다는 내용. 명망 있는 사람의 추천(천거)를 통해 인격이 높은 사람 선발.
문제 1
조선시대의 사범이라는 자리가 도덕과 수양을 요구한 이유를 추론하라.
문제 2
본인이 경험한 공교육이 지식 전달이 주된 목적이었는지, 도덕과 수양을 가르치는지 평가하고, 그러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문제 3
조선시대의 천거 제도와 현재의 임용 고시를 비교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사 선발의 방법을 제시하라.
내 답변
문제 1
제가 알기로, 조선시대의 근간이 되었던 유교 사상은 윗 사람의 성품이 아랫사람에게 전파되고, 더 나아가 아랫사람의 성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임금과 관료도 단순히 정치에 필요한 실무적인 능력을 갖출 뿐 아니라 훌륭한 인격을 가질 것이 전제되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당연히 성품이 중요한 평가 요소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적인 선생들이 가르친 도덕적인 제자들로 구성된 사회가 당시의 이상적인 사회였기에, 조선시대의 사범 개념은 도덕과 수양을 쌓은 이들로 규정되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 2
초등학교 무렵까지는 주변 아이들과 어울리고, 다양한 관계를 학습하는 유형의 교육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수행평가나 봉사활동, 동아리 등으로 사회성을 기르고, 나눔과 배려 등의 정신을 배울 기회가 있었으나, 아무래도 고교 교육의 주된 목적은 지식 전달과 대학 입시였던 것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교 현장의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생각하는 ‘교육’이라는 개념이 인성 학습이라기보다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가 사회의 그러한 인식을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개별 학교나 각 교사의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해법과 사회적인 담론의 형성을 통해 제시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 3
천거 제도는 교사 개인의 인성을 파악하기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평가의 객관성을 결여하고,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임용고시는 객관적인 평가기준은 존재하나, 일회성 시험의 한계로 인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인격적인 수준 미달의 교사 지망생들이 선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학업적인 능력을 통한 1차 시험과, 1년 여의 연수와 실습을 통한 2차 시험을 통해 교사 지망생들의 인성과 능력을 판단해 선발한다면, 천거와 임용고시 모두의 장점을 갖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가 질문
Q. 3번 답변 들었는데요, 그렇게 한다면 기회비용이 많이 소모될 수 있지 않을까요?
A.기회비용을 논할 때는 항상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의 비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뽑는 일이라면, 기회비용이 다소 커지더라도 그로 인한 이익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Q.아무래도 인성 교육이라는게 학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모든 부모들이 부모로서의 교육을 받거나,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각자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고, 몇몇 학생은 필요한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할 수 있는데, 단순히 가정에만 인성 교육을 일임하는 것은 개개인의 편차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의 인성 교육은 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되, 가정에서 충분히 사회화가 되지 않은 학생들을 보살펴주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본인이 교사가 된다면 어떻게 이런 소양(인격, 수양)을 갖춘 채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A.(대충 모든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가정 환경과 상관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는데 잘 기억 안 남)
Q.구체적으로 영어라는 교과에서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A.저는 어릴 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고등학교에 와서 영어를 공부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영어는 특히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온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편차가 크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영어 교사라면 가장 낮은 수준의 학생에게 맞춰서, 소외되거나 열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Q.중위권에 맞춘 보통의 수업에서도 하위권 학생이 따라가지 못하고, 상위권 학생은 도움이 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잖아요. 하위권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면 중위권이나 상위권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요? 이런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A. 중위권의 수준에 맞추든, 상위권의 수준에 맞추든 같은 반발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수업은 기본적인 내용으로 구성하여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하되, 해당 과목의 높은 성취를 지닌 학생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독식할 수는 없도록 평가 기준에 있어 세심한 조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아까 본인이 고등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극복하셨나요?
A.(웃으면서) 지금도 영어 자체는 잘 못하지만, 내신 영어나 수능 영어는 나름대로 극복한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어떻게 극복하셨고,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 얘기해주실래요?
A. 영어를 암기 과목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고등학교 수준에서 많은 어휘 암기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능을 기준으로 볼 때, 한 지문의 맥락을 파악할 정도로만 단어를 외우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필요한 만큼의 단어만 외우고, 문법책을 3-4회 통독하는 것으로 개념을 익혔습니다. 사실 지금 수능 영어는 영어 자체를 얼마나 잘하는지 판단하는 것보다는, 논리력과 언어 능력 자체를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 지문을 읽을때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 고리, 단어의 함축적 의미와 논리의 흐름을 파악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아직 가르치는 방법론을 구축하지는 못했으나 제가 교사가 된다면 이러한 논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시간 딱 끝나서 교수님이 더 듣고 싶은데 시간이 다 됐네요ㅎㅎ 하시고 나는 인사하고 나감. 끝 ㅎㅎ
복기해보니 구체성도 좀 결여되고 아쉬운 대답이 많긴 한데
어차피 추가 질문은 생각할 시간 없이 바로 대답하는거라
저게 그냥 내 최선이었던 것 같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겨울 느낌 노래 8
좋아요
-
망해가는 수능판에서 수능 커뮤인 오르비를 살릴 수 있을까? 망령분들 말 들어보면...
-
부산대의대 근황 0
어차피 혈액종양은 돈도 안되고 하는데만 하는 분야라서 말이지 오죽하면 몇몇의대는...
-
얘가 오늘 생일이에여 그래서 생일 축하문자 보낼려고 했는데 얘가 200일 된 남친이...
-
채수빈이 진짜 10
남자들한테 호불호 잘 안갈리는 미녀아닌가
-
이전 글 : https://orbi.kr/00070005760 위 링크로 가시면...
-
근데 컵 들고 마실 때 새끼손가락 이거 왜 이러는 거임 12
이러는 사람 되게 많더라
-
2등급은 나오겠지......? 나 대학 가야되요 시발
-
아 저격마렵다 6
킼
-
영어4면 어디써야하지..
-
김밥천국에서 돈까스먹고있는데, 입구에서 되게 젊었을때 존예였을꺼같은 30대유부녀랑...
-
귤 맛있다 4
귤이 맛있다면 귤은 비싸다
-
저 고백할거 있어요 11
저사실오르비언분들 다사랑해요
-
기자회견 민지 8
곱다 고와
-
진짜 불안해서 그런데 생명 원점수 37이고 표점60입니다(메가기준) 3가능성...
-
어차피 복전 무한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인문 자전이 나중에 문과밖에 못 골라도...
-
올해는 이런 말까지 나올 정도의 처참한 컷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현역때...
-
ㅇㅈ2트 0
캬 이게색스지
-
화작 컷 96인거 보고 생각고쳐먹음 라기엔 언매93도 2일거같은 느낌인데
-
ㄹㅇ................
-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1
논리싫증주의자는 관심이 없다
-
ㅇㅈ 4
캬
-
확통 등급; 6
공통1틀 96점 2등급이 나올수있는게 사실인가요..?
-
그냥 연경제 가겠단 마인드로 설경 지균 스나하는건 너무 도박인가 서울대 지균...
-
전자 vs 전기 9
이거도 부탁할게요
-
진지하게 96가면 23급 억까임 ㄹㅇ
-
음
-
십덕의 오노추 1
내청코 3기 op 싹틈의 꽃
-
전기 vs 기계 8
님들이라면 어디가나요?
-
수학도 조지고 믿을건 국어였는데 대학가지 말라고 하늘이 억까하노 진짜
-
오수까지는 군의관인지 공보의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보니까 내년에 거의...
-
졸라 배부름
-
라인 부탁드려요 0
언미물지 백분위 81 94 2 93 89 이거 어디까지되나요
-
// StudyRecordDTO 설정...
-
반영비 가산점 다 고려하면 될까요
-
나머지는 바디페인팅으로 드리블하면 누구나 존예임
-
컨설팅 받는것도 제가 가고싶은 대학에 어느정도 근접해야 의미가 있는데 씁
-
아니 ㅆㅂ 5
왜 나는 햄볶할수 없는가 아래는 생일 미즈키 에나 그리고... 누구지 모모점애같은데
-
1등급 성적표 제출하고 들어가는거던데 주는 자료랑 커리가 좀 다른가요?? 다르다면...
-
자살
-
저는 수열이랑 수2 접선활용쪽 수열은 그냥 극혐하는 유전자가 있는거같고 수2접선쪽...
-
매승부터 벌써 기대되네
-
언제마니싸우는거야 대체 ㅠ
-
2024년 도쿄대 본고사 물리 문제입니다.평소보다 쉽게 나온 편이라고 합니다. 물론...
-
상경계열 희망하긴 하는데 국어를 망해버려서.. 국어 반영비 낮은 곳 중에서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요?
-
오르비 마크.. 5
진짜 있구나
-
쪽지로 달래줬는데 이새끼들이 이제 안봄
-
응시확인서 뽑을 수 있나요?
-
하 송하영 3
ㅠㅠ
-
군통령이 사라졌다…나의 군생활의 한줄기의 빛이었는데
서울대는 모든과에 정시 면접이있는 건가요?
사범대랑 의대 수의대 등 일부 과만 정시 면접이 존재합니다!
오호 그렇군요
와 진짜어려움
질문 보면서
나름대로 답변을 생각 하면서 읽어봣는데
답이 잘 안나오네요
님은 진짜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시는 거 같아요
멋있으시네요
진짜 읽으면서 감탄햇습니다 ㅋㅋ
3번 대답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워야하는 대통령이 천거하신 자리도 공정성에 대한 말이 많아서 힘들다고 했는데 교수님이 탐탁치 않아하시던데ㅠㅠ 되게 완곡해서 말했는데 이런건 얘기하는게 아닌가요ㅠㅠㅠ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긴 한데 ㅋㅋ ㅠㅠ
그것때문에 떨어지진 않을거에요 ㅋㅋㅋ
순간그것밖에 생각이..안남ㅋㅋ
저도 답변 준비할때 조* 생각나긴 했어요 ㅋㅋㅋㅋ
더 듣고 싶은데 아쉽네요.
= 입학해서 더 들어보겠어요
말 진짜 잘하시네요
저렇게 말씀하셨는데 10분 안 넘으심? ㄷㄷ
마지막 답변 끝날 때쯤 조교 같은 분이 시간 거의 다 됐다고 문 두드리셔서 교수님이랑 서로 인사하고 끝났어여 ㅋㅋ
와 답변내용보니까 교육학에대한 고찰이 상당하시네요. 3번은 저랑 비슷하게 말씀하신거 같은데 나머지가 ㅎㄷㄷ, 근데 점공계속밀려서 최초일지 추합일지 모르겠습니다 전 ㅜㅜ
저는 떨어질거 거의 확실한데 그래도 면접 봤다는 것에 의의를...ㅋㅋㅋ
꼭 붙으십셔!
와 정시면접치고 어렵네
아예 준비 안하고 가면 걸러질듯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ㅎㅎ
면접 강의 도움 많이 됐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 있을 다른 면접들에도 도움될듯 해요 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왜 추가 질문은 안하시고 다른거 물어보셨을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