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대한민국 병원 수련시스템은 붕괴 중이다
1. 의료시스템 붕괴
대학병원은 교육 병원이고, 그래서 희귀 케이스와 어려운 케이스들을 교수님들이 보고, 레지와 인턴 인력들은 교육 목적으로 환자를 차근차근 배워나감. 수련하신 분들은 밖에 나가서 자기 전문과목 진료를 보며, 1-2-3차병원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야 함.
-여기까지 이상적인 시스템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런 시스템이 진작 붕괴했다. 보험으로 돈 안되거나 자칫하면 덤터기 쓰일 중환자들은 개원에서 다 손절하고, 그런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몰린다.
바글바글 몰려들 환자들은 교수들에게 몰빵되고, 그 뒤치다꺼리를 레지와 인턴이 다 한다.
인턴들은 평판이랑 원하는 과 배치를 위해, 레지들은 인맥을 위해 침묵한다.
일을 잘하는 수련의면 다행인데, 그걸 동료들에게 짬 때리는 사람이 많다.
얼마 전에 신생아 의료사고 은폐를 살인죄라고 프레임 씌우는 기사를 보면 보통은 '의사 개새끼!' 하고 넘어가겠지만, 아는 사람은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거다.
한국 의료계 일선에서 일하는 수련의라면 누구나 이쪽 시스템이 얼마나 과로에 허덕이는지 알고 있고, 신생아를 안고 가다가 넘어진 그 레지를 몰락시킨 이 사회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고 있다. 그만큼 이 바닥이 똥밭이다.
환자들도 치료비가 싸니까 쇼핑하는 기분으로 3차병원을 고르고 동네병원은 돌팔이라고 교수님교수님 거리며 지가 대학병원에 꼭 와야 하는 특별힌 환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윗년차 선배들은 허구한날 'latte is horse' 거리면서 이런 똥밭을 구른 걸 무슨 훈장인마냥 설치지만, 객관적으로 수련의 수에 비해 환자 수와 업무 강도는 매년 급증하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우리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필자의 짧은 고견으로, 올해 있었던 과로사 혹은 의료사고가 점점 늘어날 거다.
2.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 똥군기
생각보다 이곳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일반 직장보다도 더 심한 상명하복 구조이고, 군대보다 심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나마 괜찮다고 소문난 서울의 빅3도 실상은 개판이다. 수도권이 낫다고는 하지만 지방 못지않은 병원도 수두룩하고, 신체적인 접촉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병원이 손에 꼽히는 수준일 거다.
물론 언어폭행 없는 병원은 당연히 없지. 이 바닥에 구르면 똑똑한 사람도 병신이 되는 것 같다. 어떻게든 자기 잘못 덮고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눈치 살살 살피는 사람이 윗선으로부터 '일 잘한다' 소리 듣는 게 현실이다.
대물림 갈굼 문화가 군대보다 더 심한데, 대물림 덮어씌우기도 심하다. 선배가 잘못했는데 목격자가 없고 책임 소지가 불분명하면 후배나 인턴들이 뒤집어쓰기 십상이다.
근무 환경도 꼰대 그 자체다. 분명히 힘든 과는 존재하는데, 생각보다 의료계가 생명을 놓고 일분 일초 경각을 다투는 일은 드물다.
물론 응급처리를 위해 기본적인 능력은 갖춰야 하지만, 그런 건 짬을 먹으면서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그 외 일반적인 수술에서도 위급한 상황은 적다.
그래서 분위기를 덜 엄하게 가져가거나 퇴근시간 등을 좀 유하게 풀어줄법한 과가 많은데, 그걸 윗대가리들이 죽어도 안 한다.
라떼는 말이야~ 시전하면서 일이 없어도 밤까지 앉혀 놓고 간호사가 해도 되는 잡일을 인턴에게 시키는 병원이 비일비재하고, 의료전산시스템의 불완전성을 인턴에게 떠넘겨서 엑셀로, 심지어는 수기로 쓰잘데없는 자료 정리를 시키는 병원도 많다.
피피티 만들어주고, 교육자료 만들어주고, 인쇄에 공지에 행정처리에 환자 관리, 환자 연락, 소독물 관리, 뒷청소, 컴퓨터 관리, 가습기 관리.. 피피티에서 각도가 어긋나면 그걸로 밤새도록 여지껏 만든 모든 ppt 재고시키는 정신나간 놈도 있고, 행정실, 비서, 데스크님, 간호사 들 병원 직원이 맡아야 하는 업무를 너무 당연하게 인턴과 레지가 도맡는 병원도 있다.
노조가 두려워서 의료인들에게 시킨다는 말도 있는데 팩트체크는 못해봄.
이런 업무만 줄여도 의사들 평균 수면시간 2시간은 늘릴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의료인들 수면시간 늘려주고 제때 퇴근시켜주고, 말도 안되는 잡무들만 안 시켜도 올해 있었던 신생아 들고 뛰쳐가다가 넘어지는 일이나 자잘한 의료사고가 팍 줄어든다는 건 누구나 알텐데, 인턴 레지들은 지 밥줄 평판 학위가 달린 일이니 침묵하는 추세이고, 서로 남탓하기 바쁘고, 웃사람들이나 주변인들은 괜히 자기들에게 일 넘어갈까봐 입을 꾹 쳐닫고 있따.
얼마 전 서울대 치대 ooo 부정 입학 관련해서 말이 많은데, 그거보다 훨씬 심하고 더럽고 치사한 일들이 전국에 넘쳐난다. 어째 저 학교 하나만 언급되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3. 병원의 노동강도?
최저임금 지키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되고, 차라리 당직은 처우가 많이 개선돼서 돈을 많이 받는데, 각종 병원에서 업무시간 주작은 흔하게 일어나며, 오히려 인턴->레지 과정 중 평판에 흠집이 날까봐 다들 쉬쉬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병원에서 주작한 수치를 보이면서 '이렇게 정부가 노력했습니다'라며 딸딸이를 치지만, 현실은 시궁창.
오히려 서류 처리나 조용히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져서 일은 일대로 많아지고 업무시간은 업무시간대로 인정 못받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건 수도권에서 벗어난 병원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고 들음.
교육업무가 겹친 병원에서는 교육업무는 근로시간 산정에서 빠지기 때문에 교육업무에 치이는 레지는 더 죽어난다.
별첨을 하자면 치과병원이나 치과가 부속으로 딸린 대형병원은 실습, 기공 등 잡무로 굴린다. 얘네는 이런 걸 근로시간으로 치지도 않기 때문에 수련의들이 끔찍한 삶을 지샌다. 얘네는 의대보다 더 구식으로 찍어누른다. 의사로서 같은 대학 치대생들은 다소 '논달이'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련 치의들의 업무강도는 더 끔찍해서 치대 전문의는 의대에서도 불쌍하게 여긴다(그나마 당직은 적은데, 그래서 돈은 훨씬 덜받고 고생은 고생대로 한다)
세 줄 요약
1. 의료시스템 정상화
2. 의료계 업무시간 정상화
3. 교수 레지던트 체계 정상화
시급하다.
여러모로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붕괴 중이다. 하지만 그 폐쇄성이랑 직업 특수성 때문에 바뀌기 힘들 거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올해 화1은 1
그냥 2등급으로만족 해야겠다 9모 1컷 추정이 50이라니 ㅋㅋㅋㅋ
-
과외가 제일 빠르겠죠?
-
다들 요즘 영어 공부 뭐하시나요? 듣기 공부도 따로 하시나요… 0
지금 더데유데 풀고 있는데 시즌 1 1회 남았고 시즌 2도 금방 풀 것 같아서요!...
-
^^ 96 ^^ 근데 강k지난주부터 풀었는데 80점대임... 강k 보고 서바 보니까 쉽게느껴짐...
-
난이도 생각하면 ㄹㅇ임 적어도 물1보단
-
2등급인데요? 96점 공통 -4점이... ㄷㄷ 언매 96점(공통 4점깎) 백분위...
-
9모 물리 46점 vs 사문 46점 뭐가 더 어려움? 4
전자는 4등급이고 후자는 1등급인데
-
16번 같은거 수능날 3개 튀어나오면...
-
0ㅙ냐면 2제부터 ㄱ1다림이 24시간이 넘을 때ㅁrㄷr대가ㄹ1를 존나 쎄게 쳐서 제...
-
지금은 뭔가 지방 의대 나와도 욕심이 더 날 것만 같군아…
-
남들실모 벅벅할때 눈물이광광
-
등급컷 나왔나요?? 16
왜 원과목 분위기가 장례식장에 불난 분위기죠??
-
12 중화반응 금속산화 섞기 16 250916 240913 변형 17 pH pOH...
-
킬러 아닌척 하는 준킬러 호소문제가 좆같았지
-
1년의 노력을 짓밟아버리는 시험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 P-T그래프, 점전하...
-
화2하다 오랜만에 풀어서 그렇게 느낀건가? 높아도 48일거라고 생각했는데 1컷 50은ㅋㅋㅋ
-
윤리 공부 팁 11
실모 벅벅 풀고 채점하고 버리고 그러면 안늚 틀린거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두고...
-
실모로 60문제 공통모로 22문제 N제로 20문제 가끔 수학이 마려운 날이있음...
-
.....................
-
생명은 작년에 안해서 그렇다지만 지구는 내신까지 3년차인데 실력이 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과목 특 4
9모 표본이랑 수능 표본이랑 꽤 차이남
-
수학 1컷이 130에 95면 1컷 92아닐 가능성도 잇지 않ㄴ나..
-
남은기간 다 풀 수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사실상 다 맞아야 1이라는거네 이건 좀 무섭네
-
유웨이따르먼
-
화미영화1지1 21111 높2 1컷
-
원과목이랑 투과목 표본상태는 어떻나요 어디가 더 빡셈
-
저는6모와수능만응시한걸로
-
진짜 하 진짜
-
사탐하자그냥시발..
-
6평 15분 9평 18분 걸리는 난이도였음 그런데 블랭크가 아니라고?
-
훌리 아님요 아닌가 저출산이 더 심해져서 다들 꺼릴려나
-
언매 91로 개쳐망햇는데..
-
오체 씹만족 1
해응으
-
만백 100 안떠서 좀 아쉬운데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백분위 변표쓸거고 100-99...
-
침착하게 4점마냥 천천히 풀어내니까 이게 절대 안 틀리네 대단한 방법은 아닌데 효과가 좋네...
-
9모 미적 1컷 88 2컷 84 언매 1컷 96 2컷 92 아니면
-
물1 시발 2등급이 블랭크났어!! 시발 만점백분위가 93이야!! 우린 수능때 다...
-
어차피 수능에서 정상화 해줄거다 걍 공부나 하자 차피 이제 바꾸지도 못 하잖음
-
센츄달고 이런질문하기 좀 쪽팔리긴한데.. 동생시험지인데 선분 AC와 BG를 문제에서...
-
응 죽을게 ㅋㅋ
-
그 시험지에서 이제 고인만큼 난이도 더 올리면....
-
비문학이 어려워야 하는데 각하께서 저격하셔서 이제 그렇겐 못나오고 걍 작수 국어가 상한선일 듯
-
2? 3?
-
??
-
국어1은 문돌이의 자존심이다
-
과탐백분위 99 99 굉장히 희귀할거같음
-
내일 공부할거 추천좀
세줄요약 추
ㄹㅇ ㄷㄷ 벌써 걱정됨
ㅋ
사회의 최정점에 있는 의료 및 법조계를 마지막으로 변화는 필연적으로 완성될 것임. 정치계는 제외.
인원을 좀 늘려야지 해결되는거 아닌가요
인원을 늘리면 보험료만 높아지고, 대학병원에서 직원을 많이 뽑을 유인을 제공하진 못합니다.
수가가 낮아서 병원에서 의사를 많이 고용할수가 없는 구조라고 알아요..
인건비줄이려고 최저임금아래로 죽어라 굴리는데 더 뽑아줄까요? 환자가 대학병원덜가고 1 2차로 분산되거나 인건비에더쓰거나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