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 정약용 FAQ
1. 정약용이 사단을 본성으로 보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단은 선천적이지 않나요?
선천적인 사단이 어떻게 본성이 아닐 수 있나요?
-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어떤 것이 주어져 있다고 해서, 그것이 꼭 본성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식욕,성욕,수면욕"은 선천적인 욕구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인간의 본성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물론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요..넘어갑시다)
정약용이 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와 유사합니다.
맹자를 계승한 정약용은
인간에겐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불의를 미워하는 마음,
사양하는 마음, 옳음과 그름을 구분하는 마음이 타고났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마음은 본성이라기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것입니다.
말하자면 "네 가지의 선천적인 도덕적 감정"이라는 것이지요.
(이건 성리학과 정약용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또 보충해서 말씀드리자면,
정약용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기호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봤죠.
사단은 '영지의 기호가 현실에서 실천된 결과라고 봤습니다.'
남을 측은히 여기고, 자신을 사양하는 마음이 선을 좋아하는 기호의 발현.
불의를 미워하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악을 싫어하는 기호의 발현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단을 현실에서 실천하고 확충하면,
곧 인의예지 사덕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니 사덕은 선천성도 없고 본성도 아닌 것입니다.
그저 다산에겐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도덕적 경지인 것입니다.
결국 정약용이 바라본 인간의 본성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경향성이며
사단은 선천적인 도덕적 감정이자 본성인 영지의 기호가 현실에서 실천된 결과,
사덕은 그러한 사단이 확충되어 형성된 도덕적 경지입니다.
2. 정약용은 영지의 기호를 천리로 보았나요?
- 정약용에게 영지의 기호는 천리가 아닙니다. 다산이 천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리학에서 천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본 견해를 비판한 것입니다.
정약용의 천리 개념은 인간의 본성과는 무관한, 자연질서입니다.
3. 하늘에 대한 정약용의 관점이 순자와 유사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 먼저 순자는 '천인분이'라고 하여, 하늘이 도덕의 주재자가 아니라 물리적인 자연질서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정약용은 인간의 '혈기'를 우주의 기와 구분했습니다.
우주의 기운은 인간을 제외한 자연이, 살아 움직이는 기운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혈기'는 어떤 대상을 주체적으로 욕구하는 기운입니다.
다만 대상을 욕구하게끔 하는 '혈기'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자주지권',
그리고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본성인 '영지의 기호'는 공통적으로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정약용은 인간이 선을 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하늘에 근거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인간 도덕과 하늘(자연)을 무관하게 본 순자의 관점과 다릅니다.
4. 정약용의 관점에서 "사덕을 마음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면 안 된다"는 진술이 왜 틀린 것인가요?
(수특 39쪽 기본문제 7번 선지)
- 위의 진술을 뒤집으면, "사덕은 마음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되는데
이는 양명학의 '심즉리설'에 해당하는 것이지, 정약용의 명시적인 주장은 아닙니다.
비록 사덕이 인간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이기 때문에 마음 안에 있기도 하겠지만
인간다움과 의로움, 예절과 지혜라는 이 네 가지 덕목 자체는 마음 밖의 '일'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네 가지 사항을 FAQ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인강 완전 대체로 독학서느낌? 같긴한데
-
사탐신규커리 0
보통 언제나옴?? 정법이랑 생윤 할 거 같음
-
자퇴하고 수능잘보길 기대하는게 아니라 기말 최대한 회복해서 아득바득 수시로...
-
뭔가 좀 아쉽네 지구1
-
걍 가면 몇 점 나옴?
-
아예 균형을 잃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음. 균형을 잃고 거기서 추진력을 얻어서...
-
우울증 학교부적응 내신망함 자퇴욕구MAX 수능노베 이거 수능 뽀록나서 대학 잘가는게...
-
저들이 나와같은 인간이라는게 믿기지않는 압도적으로 똑똑하거나 성실하거나 아름답거나...
-
흐어
-
비문학 독해 연습 드가자...
-
가슴 한 켠에 증오 대신 문학을 담고 오늘의 끼니보다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국어 공통 김승리 풀 커리 언매 유대종 수학 예체능이라 X 영어 션티 or 이명학...
-
남초 입시커뮤에 왜 여시충 아줌마가 와서 여대관련 이슈만 보이면 아득바득 달려와서...
-
앞으로 데이터사이언스, 데이터분석 관련 직군이 더욱 늘어날거라 미래에 배팅한다고...
-
수능에선 걍 잘풀고 답맞추면 장땡이지 수험생입장에서 강사가 출제자의도를 보여주니...
-
두 문제 틀렸는데 그럴수도 있음?
-
1. 의사 면허가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시대는 언젠간 반드시 사라질 것 같다....
-
경제하다와서보면얘는ㄹㅇ..
-
올해 지구 1
50 50 47인데 과외 경쟁력있음? 근데 이제 수능찍맞n개를 곁들인 ㅋㅋ
-
머가 더 지금시기에 와닿음?
-
ㅇㅈ 2
ㅇ
-
안녕하세요 사탐,과탐 둘 다 노베이고 어느것을 할까요? 미리 경험하신 분들께 조언...
-
님들이 저라면 자퇴함? 11
2-1까지 성적 1.64 근데 이번 중간고사 3.33 맞아서 총합 2점대 오픈함...
-
기출 푸는데 갑자기 미적기하 선택에서 그런거 없어지고 기하랑 다 들어있길래 뭐지...
-
신선하다는 의견을 많이 봤는데… 그냥 사설에서 나오는 유형 아님??
-
말 되나요ㅠㅠ
-
수학 잘하려면 2
수학 개념을 다 익히고 문제푸는거에요 아니면 개념 보고 바로 문제를 풀어서 개념을...
-
시험장에서 공통 은 잊어버렷는데 미적이 존나 어려웟어서
-
1컷 84~85면 내가 승
-
하늘이 예뻐 6
전 가끔 하늘을 보고 지려요
-
하ㅠ
-
아..적당히 해야지
-
님들 과외 어디서 구함 13
답답하네
-
반수하신분들…. 4
반수에 도움되는 조언 한마디씩만.. 부탁드립니다… 무휴반해야할수더 있고요…....
-
안녕하세요! 부산진학지원단 가채점 통계자료와 실채점 결과를 활용하여 '올해는 어떻게...
-
끊어야하는데 하.....
-
오늘은 6승 3패 막판 탑 케틀 후픽 박은 새끼야 다신 만나지말자
-
걍 일러 투척 7
-
문과면 메가패스 1
살 필요가 없지 않나요..?
-
김범준T 0
확통하는 문과 3등급이 듣기엔 어려운가요
-
고전시가 질문 5
제가 답을 고를때는 나열하는거같아서 기대감은 안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답지에는...
-
27수능때 과탐 장례식이라 전례없는 핵폭탄과탐 내야되는데 국어까지 불로내긴 좀...
-
자러 갈까요 8
미적을 더 하고 싶기도 사실 한 페이지밖에 안 함뇨..
-
하아..
-
전전은 당연히안되는걸로알고 자전융힙이나 신소재화공쪽이요
-
이동준 강기원 0
예비고3이고 시대 둘다 신청 성공해서 갈수있는데 두분 병행하면 많이 빡셀까요?...
-
기본으로 4그릇 이상먹었고 아직도 카레 8그릇 먹은게 기억남 치킨 1마리 먹어도...
저도 공부하는 학생일 뿐이라 정약용의 사상을 알지 못합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쓴 것이구요... 정약용의 혈기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서는 이제 다루지 않는 건가요?(반수생이라 교과 과정을 잘 모릅니다)
4번 수능특강 문제에 관한 답변은 제가 EBS 윤리와사상 선생님들께 대답 받은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문제에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보구요...그렇지만 교사분들께서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수특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저도 철학에 관심은 많기 때문에 깊이 있는 사상 이해가 아닌,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해야한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적과 비판 감사합니다.
위 내용은 아니고....수특/수완은...오류 수정이 작년의 경우 늦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 생활과 윤리의 경우 최종 수정일이 10월 1일이었습니다. 그것도 수완도 아니구 수특이었습니다. 게다가 내용도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었구요(삶의 주체 관련한 논란이었음). 그러니 애매한 것 혹은 논란이 되는 것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될 겁니다. ebs 게시판의 답변 샘의 답변이 최종 입장은 아니니까요.....열공+즐공=대박!!!
[덧붙임] 수**의 ㄱㅋㅌㅈㅈ...이죠?^^
아하..넵 알겠습니다. 글구 칸트장자 맞습니당 ㅎㅎ